[르포] 주성엔지니어링, 연구개발에 1조 투자…용인R&D센터 8000평

"세계 5위권 대규모 투자…혁신 가치가 부동산 가치보다 커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7/22 15:17    수정: 2022/07/22 16:06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로비에 있는 대형 태극기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로비에 있는 대형 태극기

지난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용인시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에 들어서자마자 가로 10m, 세로 7m 대형 태극기에 압도했다. 돌이켜보면 연구 시설만 있는데도 규모가 국내에서 내로라할 정도로 압도적이라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정보기술(IT) 장비 제조 기업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셀을 생산하는 전공정 장비를 만든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연구개발에만 1조 투자…"세계 5위권"

주성엔지니어링은 연구개발(R&D)에 1조원 넘게 쏟아 부었다. 용인R&D센터 건물만 해도 면적이 2만6천㎡(약 8천평)다. R&D센터 안에 구축한 클린룸에는 R&D를 위한 각종 장비가 빼곡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처럼 연구소를 신경 쓴 업체는 대한민국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빼곤 없을 것”이라며 “순수하게 연구만 하려고 이처럼 꾸려놓은 기업으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 시설보다 훨씬 많은 돈을 연구 시설에 들였다”고 귀띔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는 오로지 연구개발만 하는 곳이다. 장비를 개선하고 새로운 공정을 개발한다. 고객사에 납품할 장비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 본사에서 생산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오포 본사에 최신 라인을 도입하는 등 공장을 새롭게 구축 중이다. 내년에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가운데)이 용인R&D센터에서 직원들과 장비를 원격 점검하고 있다.(사진=주성엔지니어링)

"내년에 디스플레이 신기술 뜬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뜰 것으로 내다봤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다음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을 중국에 빼앗기고서 OLED마저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 회장은 “내년이 되면 디스플레이업계가 새로운 기술에 투자할 것 같다”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스마트안경처럼 착용할 수 있는(wearable·웨어러블) 기기를 예로 들었다.

이런 기술은 반도체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황 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과 재료가 비슷해졌다”며 “원천 기술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가 기술의 기초”라며 “디스플레이는 반도체로 전기를 빛으로 만들고, 태양광은 반도체로 빛을 전기로 바꾼다”고 분석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벽면에 쓰인 기술 중시 문구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와 R&D센터에서 임직원의 혁신 의지를 일깨우는 글귀를 볼 수 있다.

"혁신 가치가 부동산 가치보다 커야"

황 회장은 “한국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혁신의 가치가 부동산의 가치보다 커야 한다”며 “젊은 사람이 일하고 싶은 환경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의 대가를 인정하지 않으면 부동산이나 코인에 투기하려고 든다”며 “일하는 만큼 잘 살고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내부에는 기술을 중시하는 글귀가 벽을 채웠다. 황 회장은 명함 뒷면에 ‘주성은 행복을 만드는 곳이고, 가정은 행복을 즐기는 곳’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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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이 용인R&D센터에서 작업하고 있다.(사진=주성엔지니어링)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주성엔지니어링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1.55% 늘어난 4천586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1천277억원으로 24.46%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