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2년간 반도체 EUV 장비 부족"

삼성전자·TSMC·인텔 등 수요 증가…칼자이스 렌즈도 생산 늘려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3/22 10:40    수정: 2022/03/22 14:38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2년 동안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비롯한 반도체 제조 장비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닝크 CEO는 20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신문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ASML은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회사로, 을의 입장이지만 갑보다 힘이 세다는 뜻에서 ‘슈퍼 을’이라 불린다.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 노광 장비를 독점하기 때문이다. EUV 노광 장비를 1년에 45대 안팎으로 한정 생산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미국 인텔과 대만 TSMC도 장비 사려고 줄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온라인으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베닝크 CEO는 “반도체 제조 장비를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이,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이 출하할 예정”이라며 “수요 곡선을 보면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ASML의 생산 능력을 50% 이상 끌어올려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생산 능력을 키울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베닝크 CEO는 “독일 칼 자이스 렌즈가 ASML 장비에 들어간다”며 “칼 자이스도 더 많은 렌즈를 만들려면 허가 받고 새 공장을 지어 클린룸을 확보해 사람을 고용하느라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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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사들이 줄줄이 대규모 증설 계획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공장에 들어갈 장비가 필요하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장비 확보가 생산 능력 확대를 발목 잡는 요소”라며 “베닝크 회장에게 직접 연락해 ASML에 전문가를 보냈다”고 전했다. 인텔은 미국과 유럽 등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TSMC는 하반기 3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시스템 반도체를 양산하는 게 목표다.

베닝크 CEO는 “반도체 제조사가 공사하면 최소 2년은 걸린다”며 “결국 장비를 들이는 시점은 3~4년 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공장이 2024년 전에 가동되지 않을 것이므로 장비를 만드는 데에도 시간이 남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