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G 중간요금제에 이어 특화요금제 다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는 다음 달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의 최고경영자(CEO) 상견례에서 5G 요금제 세분화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통신비 부분에서 "어르신과 청소년의 특성에 맞는 5G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더 저렴한 어르신 전용 5G가 출시될 수 있도록 하는 등 특화요금제 확장을 독려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2천347만명을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5G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요금제 다각화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졌다.
특히 그동안 5G 요금제는 LTE에 비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현재 통신 3사의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데이터를 10GB 제공하는 것이다. 그 위에 있는 요금제는 110GB를 제공하고 있어 지나치게 양극화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 통신 3사 특화요금제 살펴보니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일반요금제뿐만 아니라 특화요금제에서도 LTE에 비해 다양성이 부족했다. 특화요금제란 어린이, 청소년, 노인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에 특화된 요금제를 뜻한다. 통신 3사 중 어르신요금제나 복지요금제가 부재한 경우도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가짓수도 적게 나타났다.
SK텔레콤의 5G 특화요금제는 복지요금제 2종, 청소년요금제 3종으로 이뤄져 있었다.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어르신요금제는 제공하지 않았다. 반면 LTE 특화요금제는 복지요금제 6종, 청년요금제 3종, 청소년요금제 9종, 어르신요금제 6종이었다.
KT의 5G 특화요금제는 복지요금제 3종, 청소년요금제 2종, 청년요금제 4종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LTE 특화요금제는 복지요금제 2종, 청년요금제 2종, 청소년요금제 2종, 어린이요금제 4종, 어르신요금제 4종으로 세분화돼 있다.
LG유플러스는 5G에서는 어르신요금제 1종과 청소년요금제 4종을 마련했으며, LTE의 경우 복지요금제 2종, 청소년요금제 2종, 어르신요금제 4종으로 구성됐다.
■ 특화요금제가 통신업계에 미칠 영향은
통신 3사는 현재 내부적으로 특화요금제 다각화를 검토 중이다. 다만 업계는 5G 중간요금제와 특화요금제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은 다음달 7일 예정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 3사 CEO 상견례에서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신 3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는 진행하고 있지만 다음달 진행될 상견례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그 이후에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화요금제 출시는 중간요금제보다 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간요금제와 특화요금제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면 통신 3사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특화요금제는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재 5G 요금제는 지나치게 양극화돼 있기 때문에 중간요금제, 특화요금제 등 5G 요금제가 세분화되는 것은 시장에서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5G 중간요금제가 알뜰폰에 악영향?…"가입자 유출 적을 것"2022.06.16
- 5G 중간요금제 월 데이터 제공량 논의 본격화2022.06.07
- 이종호 장관, 내달 초 통신3사 CEO 첫 회동2022.06.14
- 5G 중간요금제 이르면 3분기에 출시될 듯2022.06.02
중간요금제 출시에 대해서는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고가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가 중간요금제로 이동할 경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줄어들 수 있지만 저가요금제나 LTE 가입자가 오히려 5G 중간요금제로 유입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격에 대한 부담이 낮아서 5G 저가요금제를 사용하거나 LTE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더 높은 요금제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요금제 선택폭이 확대된다면 LTE 가입자들의 5G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