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이용권 하루치로 쪼개 파는 사이트 등장…미묘한 파장

소비자들 긍정 반응 속에 OTT 업계 대응 고민

방송/통신입력 :2022/06/08 09:12    수정: 2022/06/09 08:12

여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이용권을 하루치로 쪼개 재판매하는 사이트가 등장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센스는 이달초부터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플러스, 라프텔 등 OTT 플랫폼의 1일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플랫폼별로 상이하다. 넷플릭스 1일권이 600원으로 가장 비싸고 웨이브·티빙·왓챠·라프텔이 500원, 디즈니플러스가 400원이다. 

OTT 플랫폼과 장기 사용 계약을 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저렴하게 보려는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인 셈이어서 벌써부터 인기가 좋다.

다만 이 서비스는 OTT 플랫폼과 직접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추후 분쟁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페이센스 가격

■ 프리미엄 이용권 쪼개서 1일 이용권으로 재판매

페이센스가 OTT 플랫폼과 정식으로 콘텐츠 재판매 계약을 맺지 않고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1일 이용권을 원하는 소비자가 존재하고 △OTT 플랫폼마다 제한적인 계정공유가 허락돼 있기 때문이다.  

OTT 플랫폼들은 가입 시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동시시청을 허용한다. 동시재생 가능 회선수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특히 가족뿐 아니라 지인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게 일상화돼 있다.

페이센스는 이 점에 착안해 OTT로부터 프리미엄 이용권을 구매한 뒤 이를 쪼개 개별 이용자에게 1일권으로 되파는 것이다.

이를테면 넷플릭스 프리미엄 이용권은 월 1만7천원이고 최대 4명이 접속해 볼 수 있다. 이를 쪼개면 하루 4명에게 1일권 판매가 가능하다. 한 달이면 120개(4*30)의 1일권을 판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넷플릭스 1일 이용권이 600원이기 때문에 120개를 완판하면 7만2천원이 된다. 1만7천원에 구입해 5만5천원의 차익을 얻은 것이다.

페이센스로서는 남는 장사인 셈이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주로 주말에만 넷플릭스를 보는 소비자라면 8일(2*4) 이용권만 구매하면 되고 그 때 가격은 4천800원이기 때문에 월 1만7천원보다는 저렴하게 쓸 수 있는 것이다.

시청 습관에 따라 이 서비스가 이득이 되는 소비자도 많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괜찮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고, 페이센스에서는 대부분의 상품이 품절 상태이기도 하다.

■ OTT 업계 "이용약관 위반"...대응 방안 논의

OTT 업계는 이 서비스가 몰고 올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

1일 이용권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정기권 이용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페이센스 서비스를 약관 위반으로 판단하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티빙과 왓챠도 검토 후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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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관계자는 "일단 약관 위반인 건 확인했기 때문에 여러 대응 방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복수의 프로필은 한 집에서 여러 명의 가족들이 동시에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마련된 서비스"라며 "약관을 통해서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