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정부에 인력·인프라 지원 건의

이창양 산업장관 "상반기 새 정부 반도체 산업 발전 전략 발표"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5/30 15:47    수정: 2022/05/30 15:48

반도체 업계가 정부에 인력과 전력·용수 등 산업 기반을 보충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건의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반도체 업계와 ‘제1차 산업 전략 원탁회의’를 열고 “반도체 인력 양성과 규제 개선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규제에 가로막혀 반도체 회사의 대형 투자 사업이 삽도 못 뜨는 실정이라고 발표했다. 주민 민원 때문에 환경 영향 평가 협의가 지연되고 전력·용수 같은 기반 공사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인·허가도 미뤄졌다. 용인일반산업단지주식회사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산업단지를 꾸려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4개 짓기로 했지만 3년 동안 착공하지 못했다. 공장을 증설하려는 다른 회사도 산업단지에서 전기 용량이 부족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반도체협회는 전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30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반도체 업계와 ‘제1차 산업 전략 원탁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업계는 세액공제 확대, 전력·용수 등 필수 기반 구축 등 설비 투자 지원책을 정부에 요청했다. 지자체 인·허가, 입지 여건 개선 등을 위한 지원도 건의했다.

이 장관은 “설비 투자에 세제 혜택을 늘릴 것”이라며 “새 정부의 반도체 산업 발전 전략을 상반기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반도체학과 개설과 정원 확대, 산업 현장 수요에 맞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방에 있거나 규모가 작은 회사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협회에 따르면 한 회사는 다국적 대기업 등으로 연구원 100명 이상이 빠져나갔다며 인재를 뽑으려고 수도권으로 연구개발(R&D) 시설을 옮기려고 했지만 환경 규제에 막혀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지방 중소기업은 채용이 어려운데다 이직률이 높다고 한탄했다. 직원을 뽑아 2~3년 동안 가르치면 대기업 신입사원으로 옮기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이 장관은 “반도체 관련 학부 정원을 늘려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며 “특히 소부장 기업의 인력확보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30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 장관은 “반도체는 경제 안보의 핵심 품목”이라며 “한국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주요국의 대규모 반도체 지원책 등으로 인해 만만찮은 여건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핵심 소부장 품목 국산화, 소자-소부장 기업간 협력으로 소부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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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현덕 원익IPS 대표, 이준혁 동진쎄미켐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최시돈 심텍 대표, 최용하 코미코 대표 등이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산업부는 반도체 업계와의 1차 회의에 이어 다음 회의는 자동차·배터리·철강·로봇 등 다양한 산업으로 분야를 넓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