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참전 엇갈리는 '새벽배송'...주도권 경쟁 치열

네이버, 하반기 새벽배송 시범 운영..."CJ대한통운 인프라 활용"

유통입력 :2022/05/13 07:40    수정: 2022/05/13 12:31

최근 헬로네이처와 롯데온이 철수한 새벽배송 시장에 네이버가 연내 본격 뛰어든다.

까다로운 배송 관리, 고비용 구조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새벽 배송 시장에 네이버가 뛰어든 배경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네이버는 마켓컬리, 쿠팡 등 인력과 비용 투자를 통해 자체 물류 인프라 확보에 주력하는 업체들과는 달리, CJ대한통운 협업으로 빠른 배송 도입을 택했다.

두 업체 철수로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기존 새벽배송 업체에 유입되려던 시장 수요는 네이버로도 분산될 전망이다. 

업계는 네이버가 쉽지 않은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향후 상품 유통기한, 배송 품질 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새벽배송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선식품 배송(제공=이미지투데이)

■ 네이버, 하반기 새벽배송 실시…‘협력 전략으로 손실 최소화’

네이버는 하반기부터 육아, 생필품 등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새벽배송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반기 시작되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육아, 생필품 등을 취급하는 브랜드 스토어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며, 향후 새벽배송 가능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도 빠른 배송을 지원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시장 성장성은 크지만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협력 업체와 손잡는 전략을 취했다. 네이버는 지난 3월에도 SSG닷컴과 협력해 장보기 서비스 내 새벽배송을 도입한 바 있다. 소비자가 전날 밤 12시 이전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SSG닷컴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에서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의 내일도착, 당일도착, 새벽배송 서비스는 이미 잘 구축된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양사는 2020년 10월 지분교환을 통해 협력 관계를 맺고, 지난해 곤지암, 용인, 군포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한 바 있다. 해당 물류센터에는 네이버의 물류 수요 예측 인공지능(AI) 모델인 클로바 포캐스트, CJ대한통운의 무인로봇(AGV) 등 스마트 물류 기술 실험이 진행된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올해 상반기 용인 남사·여주, 이천에 풀필먼트센터를 열고, 오는 하반기에도 3개 이상 풀필먼트 센터를 추가로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내일도착의 경우, 올해 4월 물동량은 작년 6월 대비 2.4배, 월 거래액은 2.5배 증가했고, 내일도착 이용 브랜드는 137개로 전년 6월 대비 3.9배 이상 늘었다. 네이버는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당일배송' 서비스 테스트도 이달 2일부터 시작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사가 취급하는 상품 유형이 다양한 만큼 CJ대한통운을 비롯해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동대문 패션 특화 배송, 희망일 배송, 프리미엄배송 등 다양한 배송 포트폴리오를 진행, 테스트하고 있고, 내일도착, 새벽배송 같은 빠른 배송은 그중 하나로 사용자 수요가 있는 상품군 중심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

■ “네이버 새벽 배송 어떨까…” 기존 업계 ‘긴장’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커온 새벽배송 시장은 성장성은 크지만, 높은 폐기율, 까다로운 배송 관리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은 2020년 2조5천억원 규모에서 내년 11조9천억원 규모로 커지며 지속 성장할 전망이지만, 지난달 BGF는 온라인 식품 마켓 헬로네이처를 BGF네트웍스 종속 회사로 편입시키며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새벽배송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온 역시 지난달 11일 롯데마트몰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알렸다.

헬로네이처와 롯데온 새벽배송 서비스 철수로 고객 유입 증대를 기대하던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SSG닷컴 등 기존 새벽배송 업계는 네이버판 새벽배송을 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비식품 매출 비중이 60%를 차지하는 등 종합몰 성격이 강한 SSG닷컴과 달리,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은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오고 있어, 새로운 새벽배송 경쟁자 등장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일반 배송과는 달리 주로 신선식품을 다루기 때문에, 물류센터 관리, 배송 준비 등 측면에서 허들이 높다. 롯데온이나 헬로네이처도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면서 “향후 네이버가 배송 퀄리티 유지, 신선식품 유통기한 관리 등을 얼마나 철저하게 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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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롯데온과 헬로네이처의 서비스 철수로 새벽배송 시장에 대한 허들은 증명이 됐다고 본다”며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시작하는 새벽배송은 신선식품보다 가공식품, 비식품군을 더 많이 다룰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외 유통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같은 경우는 플랫폼 경쟁력은 있지만, 자체 배송 인프라는 확보한 상태가 아니다”라면서 “배송에 있어 가장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대한통운과 손을 잡고 커머스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