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던 애플의 아성이 무너졌다. 애플 천하를 종식시킨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다.
사우디 리야드 증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사우디 아람코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시가총액 2조4천260억 달러(약 3천117조4천470억원)를 기록하면서 애플을 제치는데 성공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애플은 이날 주가가 4.6%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4천15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100억 달러에 불과하다.
사우디 아람코가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20년 7월31일 이후 처음이다.
두 회사의 명암이 갈린 것은 석유산업과 기술 산업의 최근 흐름과 관련이 있다.
사우디 아람코의 텃밭인 석유 시장은 최근 유가 폭등에 힘입어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에는 유가가 배럴당 139달러로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덕분에 사우디 아람코 주가는 올 들어 27%가 상승했다.
지난 1월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힘찬 첫 발을 내디뎠던 애플은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동반 약세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서만 17.1%가 떨어지면서 지난 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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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애플은 3월 26일 마감된 2022 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과 순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973억 달러였으며 주당순이익(EPS)은 8.6% 상승한 1.52 달러였다.
하지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부품난과 중국의 봉쇄 때문에 이번 분기에만 80억 달러의 부담을 떠안을 것이라고 경고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