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의 ESG 실천 키워드 '디지털 격차 해소·순환경제'

기조연설에서 ESG 정책 실천 강조

컴퓨팅입력 :2022/05/05 09:56    수정: 2022/05/05 09:56

[라스베이거스(미국)=김우용 기자] 델테크놀로지스가 전세계 각국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며 ESG 실천에 고삐를 조였다. 작년말 노트북 메인보드를 다시 디자인해 부품수를 줄이고 재사용 범위를 대폭 늘리는 콘셉트 설계를 선보여 친환경 행보를 보였고, 올해는 지역사회의 디지털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을 각지에 설치하기로 했다.

델테크놀로지스는 2일과 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델테크놀로지스월드(DTW) 2022’ 기조연설에서 ESG 정책 실천을 수차례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회장은 첫날 기조연설에서 전세계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활동으로 ‘솔라 커뮤니티 허브’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델테크놀로지스의 솔라 커뮤니티 허브 전경

델은 학습 시설 부족을 겪는 세계 각지의 인재 양성을 돕기 위해 2011년부터 브라질, 콜롬비아, 케냐, 멕시코, 모로코, 나이지리아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국가에서 학생 교육용 디지털 스테이션인 ‘솔라 러닝 랩스’를 운영해왔다. 이를 교육외에 기술 공유, 의료 , 직업 훈련 등을 지원하는 ‘솔라 커뮤니티 허브’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시설은 선박 컨테이너를 개조해 태양광을 동력으로 한다. 내부는 지속가능한 목재와 가구로 만들어진다.

델테크놀로지스는 올해 호주에 1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1개, 이집트에 2개 등 4개의 솔라 커뮤니티 허브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가산드라 가버 델테크놀로지스 ESG 담당 부사장은 “델테크놀로지스는 ESG의 여러 측면을 같이 보면서 넷제로 이행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순환경제를 만들어내며,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것을 중요하다고 본다"며 "혁신을 하는데 있어 고객, 정부와 협업해 우리의 자금과, 기금이 우선과제 부분에 투자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델테크놀로지스는 2019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향후 10년간의 장기 CSR 프로그램 ‘프로그레스 메이드 리얼’ 발표하고 실천하고 있다. ‘프로그레스 메이드 리얼’은 ▲환경보호 및 지속가능한 발전 ▲성별, 인종, 장애 등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성과 포용성 조성 ▲테크놀로지를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진행한다. 이 중 ‘2030을 향한 목표 하에 ’제품 재질의 절반 이상을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재생 가능한 재질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2019년부터 씨게이트 등과 협력해 희토류 마그넷 재활용 프로그램을 추진중이며, 델 제품뿐 아니라 타사의 폐기 제품으로부터 자석을 재활용하여 수천 개의 새 하드 드라이브에 다시 공급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폐쇄 루프' 방식으로 컴퓨터 부품을 제작했으며, 2014년부터 1억 톤 이상의 폐쇄 루프 플라스틱을 제품에 적용해 탄소발자국 11%를 감축했다. 작년의 경우 제품에 1천224만 킬로그램 이상의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했다.

선순환 고리형(closed-loop) 재활용 플라스틱, 재생 탄소 섬유, 수력발전으로 가동되는 공장에서 생산된 알루미늄,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및 선순환 고리형 알루미늄과 희토류 마그넷 등 지속가능한 소재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비즈니스용 노트북 래티튜드 5000은 종이 제조 산업에서 발생하는 나무 폐기물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21%), 재생 탄소 섬유(20%), 소비 후 재활용된 플라스틱(30%)을 포함해 노트북 상판의 71%를 재활용 및 재생 가능한 소재로 제작했다. 노트북 하판은 재생 탄소 섬유(20%)를 적용하고, ‘바닥고무받침’은 피마자 오일에서 추출한 새로운 바이오 소재(39%)’로 제작했으며, 팬 하우징(냉각팬을 둘러싼 틀)에는 해양 폐플라스틱 소재 28% 사용했다.

델은 2017년 폐플라스틱의 수로 유입 전에 이를 자원으로 변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바다로 유입될 수 있는 폐플라스틱을 제품 포장재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약 103톤 이상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510만 개 이상의 재활용 가능한 포장 트레이 및 엔드캡을 생산하는 등 지속가능한 소재의 사용을 크게 확대했다.

카산드라 가버 부사장은 “델테크놀로지스의 ESG조직은 여러 팀으로 이뤄지는데, 지속가능성팀은 기후변화, 인권, 순환경제 등을 연구하고 수행한다”며 “ESG관리팀은 내부 책임을 운영하면서 평가기관에게 등급평가 내용을 제공하고, 자선사업담당팀은 지역마다 따로 있어서 여러 팀 멤버와 함께 하는 자선사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조직을 설명했다.

또 “팀멤버인게이지먼트팀은 전통적인 자원봉사 외에 비영리단체를 지원하거나 무료로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전문조직”이라며 “소셜이노베이션이란 팀은 디지털 라이프케어 같은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인도정부와 협력해 여러 웹기술, 서포트, 플랫폼 제공해서 인도에서 가장 사망률 높은 비전염병 질환 치료하는데 활용하는 모델을 내놨다”고 말했다.

델테크놀로지스 ESG 조직은 70명이다. 전담조직 외에 회사의 다른 조직에도 ESG 담당 팀이 따로 있다.

카산드라 가버 부사장은 “공급망이면 ESG팀을 따로 두고 공급망 내 업체의 폐기물처리나 기후변화 관련 문제를 감독하고 설득한다”며 “마케팅, 영업 회계그룹 등도 ESG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ESG를 전담하는 직원이 각 부서별로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PC 설계를 위한 '콘셉트 루나' (사진=델테크놀로지스)

델테크놀로지스는 '2030을 향한 목표'를 발표하고 제품 재질의 절반 이상을 재활용 가능하거나 재생 가능한 재질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넷제로 달성을 위해 제품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수명주기에 순환 경제를 도입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그 일환으로 선보인 친환경 PC 설계 '콘셉트 루나'가 있다.

제프 클라크 델테크놀로지스 제품 및 운영부문 부회장은 3일 기조연설에서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은 또 다른 성장 동력"이라며 "올해초 선보인 새로운 개념은 탄소 배출량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었고, 제품 수명주기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라훌 티쿠 델테크놀로지스 클라이언트그룹 부사장은 "콘셉트 루나는 재활용을 위한 장기적인 제품 설꼐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비전"이라며 "콘셉트 기술의 일부 아이디어 중 하나는 메인보드 크기를 거의 7% 줄여 구성요소를 20% 줄이고, 메인보드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 내부에 훨씬 쉽게 접근하게 하는 모듈식 설계를 구축하면 수백개 나사를 4개로 줄여 쉽게 분해할 수 있다"며 "수리, 재사용, 리퍼비시 작업을 수행하는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훌 티쿠 부사장은 "유기물 기반 인쇄 회로 기판과 수력발전 공정 알루미늄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다"며 "모든 아이디어들이 실현되면 탄소배출량을 약 50%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프 클라크 델테크놀로지스 제품 및 운영부문 부회장

제프 클라크 부회장은 "지금까지 기기를 사용하고서 재활용을 했는데, 제품의 수명주기 관리를 다시 생각해 설계 시점에 다양한 재사용을 고려하고, 궁극적으로 재활용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실제로 판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콘셉트 루나의 경우 개념증명 단계를 지나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가버 부사장은 “루나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서 시작해서 순환 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노트북에서 시작해 이후에 다른 오퍼링으로 얼마나 확장가능한지 살펴보는 프로젝트였다”며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오퍼링으로 확장가능하다면 확장 지속해갈 것이고. 노트북 외에도 순환설계 가능한 것이라면 어느 제품에서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델은 제조사에 관계없이 노트북, 데스크톱, 서버, 주변기기 등 사용연한이 다한 IT 자산을 회수해,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하여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자산 회수 및 재활용 서비스(ARR)’를 확대했다. 올해 3월부터 전세계 35개국에서 제공되는 ‘자산 회수 및 재활용 서비스’는 임대 중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모든 브랜드의 하드웨어를 델에서 회수해, 데이터를 삭제한 후 가치 재생산을 위해 재판매 하거나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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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 가버 부사장은 ESG의 중요성을 전세계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카산드라 가버 부사장은 “모든 이해 당사자가 기업을 볼 때 ESG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신경쓰고 있다”며 “델테크놀로지 같은 회사를 살필 때 ESG 투자금액뿐 아니라 시간 투자와 파트너 정책 같은 ESG 정책 전반을 면밀히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도 자신의 회사가 ESG를 더 잘하는 회사일수록 헌신하며, 금융권도 어느 기업에 투자할 지 살피는 거 외에 주식, 인덱스, 채권 등에도 ESG를 고려한다”며 “고객도 ESG를 잘 하면, 잘 운영되는 회사로 여기고, 지역사회도 ESG 정책을 잘 수립하지 않은 기업을 지지하지 않는 등 ESG는 전세계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