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푸틴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에서 "러시아가 5월 9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을 맞아 전면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등 서방 관리들의 추측을 뒤집는 것이어서 푸틴의 결정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리에레델라세라 인터뷰에서 "제가 그(오르반 총리)를 만났을 때 그는 러시아인들이 5월 9일에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며 "이것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교황은 또 "지금 돈바스만이 문제가 아니다, 크름(크림) 반도, 오데사 등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흑해 항구를 빼앗고 있다"며 "비관적이지만 전쟁을 멈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연합(EU) 지도자 중 친푸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지난달 21일 바티칸시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지난 4월 3일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의 집권 여당이 승리해 4연임에 성공하자 푸틴 대통령은 즉각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후 오르반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서방에선 오는 9일 전승절을 기점으로 러시아가 전쟁 성과를 내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에 총공세를 펼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5월 9일은 러시아가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승전 기념일로 매년 모스크바에서는 이날 전승을 기념하는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서방 관리들은 푸틴이 그날의 상징적 의미와 선전 가치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성취나 적대 행위의 주요 확대를 발표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우크라이나 내 나치주의자와의 전쟁을 주장했던 푸틴 대통령이 전면전을 선언하며 전 세계 나치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내세울 것이란 설명이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L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몇 주 내에 국가 총동원령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월러스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전 세계 나치들과의 전쟁 상태에 있다며 러시아인들에게 대규모 동원이 필요하다고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에 이러한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9일 공식적으로 선전포고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선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전술적, 전략적 실패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선전활동을 2배로 늘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면전 외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자가 점령한 돈바스 지역인 루한스크와 도네츠크을 병합하는 것을 비롯해 남쪽의 오데사를 대대적으로 공격하거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대한 완전한 지배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이클 카펜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다수 보고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병합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카펜터 대사는 "이들 보고는 러시아가 5월 중순에 (러시아 연방 가입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는 것을 시사한다"며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조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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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푸틴은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싶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주 동안 전투가 더 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