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자국 군인들에게 보급한 구급상자 비교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면서 러시아 군 당국이 뭇매를 맞고 있다.
호흡이 막힌 동료 군인들을 구할 수 있는 기도 삽관 튜브까지 구비된 우크라이나 구급상자와 달리, 러시아 구급상자에는 지혈대·설명서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비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용병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우리에게 준 것"이라며 해당 사진을 SNS에 올렸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지급된 구급상자 속 내용물에 비해 러시아 군인들이 받은 구급상자가 눈에 띄게 부실하다는 점을 불평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구급상자에는 지혈제, 기도 삽관 튜브, 가위, 붕대 등 다양한 의료 도구들이 들어있는 반면, 러시아 구급상자에는 지혈대와 사용 설명서 등 최소한의 의료 도구들 뿐이라고 데일리비스트는 전했다.
제프리 에드먼즈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러시아 국장은 데일리비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는 러시아군이 자국군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러시아 국방에 많은 예산이 배정됐지만, 구급상자에는 투자하지 않은 셈"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러시아 군인이라면 '러시아가 내 건강과 안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군 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군 장비를 버리고 도망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비영리 조사 단체인 분쟁 정보팀(CIT)은 러시아 군인들의 구급상자가 옛 소련군이 사용하던 재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쟁 정보팀은 "과거에 사용되던 구급상자가 쓸모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 구급상자는 (러시아의 구급상자와 달리) 부상자들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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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데일리비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알려진 러시아 국방력에 비해, 전쟁 준비는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