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비밀리에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3억 달러 이상의 해외 군사 자금과 1억6500만 달러 상당의 탄약 공급을 약속했다고 외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티 내무장관과 90여분 간 회담했다.
미국 측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와 15개 동맹국 및 협력국에 총 7억1300만 달러(약 8906억원)의 해외 군사 자금 지원을 발표했다. 이 중 3억2200만 달러(약 4022억원)가 우크라이나에 할당된다.
이 자금은 이전의 미국 군사 원조와는 다르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비축 무기를 기부하는 것이 아닌, 해당 국가들이 필요할 수 있는 군수 물자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란 것이다.
또 1억6500만 달러(2061억원) 규모의 비(非)미국산 탄약도 판매하기로 했다. 이 탄약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 중인 옛소련 시대 무기와 호환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이로써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원조는 총 37억 달러(약 4조6200억원)에 달하게 됐다.
3년 간 공석이었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도 지명, 공식 외교 관계도 재개키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25일 브리짓 브링크 슬로바키아 주재 미국 대사를 우크라이나 신임 대사로 지명할 것이라고 전달했다. 미국은 지난 2019년 5월 이후 우크라이나 대사 자리를 비워놨었다. 공식 임명은 미 상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브링크 대사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비롯해 세르비아, 키프로스, 조지아, 우즈베키스탄 등을 거쳐 2019년부터 슬로바키아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하고 있다.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키이우 주재 미 대사관도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 외교관들이 이번주 우크라이나에 들어간다.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미국 최고위급 방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방문할 것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또 이번 방문은 보안 및 안전 상의 이유로 비공개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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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끝날 때까지 미 언론들의 보도는 금지됐고, 폴란드까지 동행했던 취재진의 우크라이나 입국은 허용되지 않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번 방문 일정을 공개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확인해주지 않았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