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마이데이터 사업 어디까지 왔나

허가 신청 진행 중…금융권 협업 속도

방송/통신입력 :2022/04/13 16:07    수정: 2022/04/13 21:18

최근 탈통신 행보를 보이는 통신3사가 새로운 먹거리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을 낙점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고 본허가 획득을 준비하는 중이다. KT는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는 12월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한 예비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은행·카드·증권·통신사 등에 흩어진 각종 신용정보를 한 회사에 모아주면 해당 회사가 이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통신과 금융 연계해 마이데이터 활용

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주총의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지만, LG유플러스 역시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이처럼 마이데이터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데이터 연계를 통한 새 사업을 추진할 때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사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된다면 현재 보유한 통신 데이터와 금융 정보 데이터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계좌 잔액, 카드 청구 금액, 통신료 납부 내용 등을 확인할 때 일일이 앱이나 서비스를 찾아가면서 이용해야 했던 것과 달리 통신사가 제공하는 단일 플랫폼에서 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금융권과 협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SC제일은행과 마이데이터 전용 클라우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에는 하나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타코'에 클라우드 솔루션을 도입했다.

KT는 지난해 마이데이터 앱 뱅크샐러드에 250억원을 투자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 밖에도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자회사들을 통해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020년부터 신한은행·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마이데이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디키타카'라는 서비스를 내는 등 주로 마이데이터 플랫폼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 사공 많은 마이데이터 정책…새 정부에서는 개선될까

이처럼 통신사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면 서비스 확장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 통신사들은 의무정보제공사업자라서 직접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하는 건 막혀있다. 

이에 업계에선 마이데이터 부분에서 통신사에 대한 규제들이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도 여러 주무 부처의 이해관계와 복잡하게 얽히다 보니 제도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 관계 부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등 5곳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최장혁 사무처장이 12일 '마이데이터 표준화 사업 착수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다만 정부도 최근 들어 마이데이터 사업에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마이데이터 형식·전송방식 표준화 사업'을 착수했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표준화 사업은 금융·공공 등 일부 분야에만 도입된 마이데이터를 전 분야로 확산시키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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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윤석열 당선자가 ICT 과제로 '마이데이터 생태계 기반 조성'을 꼽았던 만큼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규제 개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의무정보제공사업자로서 역할에 충실해야겠지만 규제를 개선해 직접 사업을 할 수 있게 되면 유망한 사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