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를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해 데이터 관리와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취지로 '마이데이터'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분야별로 진척 수준이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건강·의료 마이데이터의 경우 정보 제공 자체가 이뤄지지 않거나 제한적 접근만 가능해 관련 사업을 구상했던 기업의 입장에선 서비스 출시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4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따르면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는 지난 12월 1일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고 평가됐다.
다만, 금융 마이데이터는 마이데이터 시작 전 업계 간 이견이 있었던 정보 제공의 범위에 대해 재논의가 필요하고, 부수업 허용(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일임)에 관해선 개선이 이뤄져야한다는 게 금융업계 측의 입장이다.
정보 제공의 경우 은행·핀테크가 꾸준히 마이데이터 사업 전에도 요구해왔던 내용이다. 빅테크가 보유한 쇼핑·결제 데이터가 세분화되지 않았으며, 은행과 핀테크가 제공하는 정보에 비해 부족하다는 게 요지다. 마이데이터 사업 전에 쇼핑 이력은 카테고리 정보만 제공받는 것에 1차적으로 합의를 했지만 조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마이데이터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신용정보원 측은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벌였으며 결과를 정리 중에 있다"며 "정보 제공 범위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며, 금융 마이데이터가 고도화되는 과정이라고 봐달라"고 말했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성숙기를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 건강 분야 마이데이터는 아직 갈 길이 요원한 상태다. 보건복지부가 2021년 2월 24일 마이데이터 구축에 나섰으나 어떤 정보를 얼마만큼, 누구에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뼈대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금융 마이데이터만큼 속도감있게 추진될 것이라 생각해 사업을 준비 중이었던 기업은 사업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개인 동의하에 받은 건강검진 데이터를 토대로 헬스케어 사업이나 맞춤형 식단 서비스 등을 고려했지만 이 데이터가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관리공단이 3조 몇 억 건 수준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활용하는 것은 3% 수준"이라며 "공공 마이데이터를 위한 API 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민간 기업의 이용이 안되고 있어 관련 사업을 미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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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관계자는 "공공 마이데이터는 보건복지부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소방청에서 만든 앱에서만 쓰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언젠가 건강 및 의료 마이데이터도 열릴 것인데 속도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건강 분야는 개인정보와 관련해 첨예해 시일이 걸릴 것이긴 하지만 내부에서 워낙 이견이 많아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금융 마이데이터에 비해 매우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