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협상은 아직 말뿐…누구도 안 믿어"

인터넷입력 :2022/03/31 14:10    수정: 2022/03/31 14:11

온라인이슈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군사 활동 대폭 축소' 발표 이후에도 진의에 경계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상 연설과 함께 글을 올려 "우리는 누구도, 어떤 아름다운 문구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러시아의 키이우, 체르니히우 군사 활동 대폭 축소 발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키이우=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이우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이 있다"라며 "지금은 이것이 주된 문제"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어떤 것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국토 모든 영역과 국민 모두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공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글과 함께 올린 5분18초 분량 영상에서 러시아와 휴전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며, 러시아군의 돈바스 공격에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협상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말뿐으로, 구체적인 건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북부 철군 약속에 대해서도 "철수가 아닌 추방의 결과이자 우리 방어군 노력의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시에 돈바스에 새로운 공격을 하기 위한 러시아군 집결도 보고 있다"며 "우린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시간 가량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미국 정부의 10억달러(약 1조 2100억원) 인도적 지원 및 5억달러(약 6050억원) 예산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노르웨이 의회 연설과 이집트 대통령, 아랍에미리트 왕세자와 통화도 있었다면서 "매우 활발한 외교 활동을 한 하루였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로코와 조지아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했다며 "시간을 낭비하고 오직 사무실에만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기, 제재, 러시아 기업에 대한 제한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제발 다른 일자리를 구하라"고 문책했다.

영상은 한밤중 키이우 시내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영상을 마무리했다. 영상 중간중간 멀리서 포격 소리와 유사한 둔중한 소리도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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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에 따르면 양측은 다음달 1일 온라인 형식으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