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네덜란드 외부결제 차별 철폐…수수료 27%는 고수

"외부결제 적용 때 별도 실행 파일 제출" 조건은 적용하지 않기로

홈&모바일입력 :2022/03/31 09:06    수정: 2022/03/31 11:1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이 네덜란드에서 인앱결제 외 다른 결제 서비스에 대한 차별을 철폐했다. 하지만 외부 결제 이용 때 부과하는 수수료 27%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데이팅 앱에 대한 외부 결제 허용 문제로 네덜란드 소비자시장국(ACM)과 갈등하던 애플이 그 동안 문제가 됐던 차별 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더버지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데이팅 앱들이 인앱결제 외에 다른 결제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앱스토어 규칙 개정안을 공개했다.

사진=씨넷

■ 데이팅 앱 한해 인앱결제·외부결제 같은 조건으로 사용 가능 

이번 조치는 네덜란드 ACM이 지난 해 12월 부과한 명령에 따른 것이다. 당시 ACM은 네덜란드 데이팅 앱에 대해선 인앱결제 뿐 아니라 외부 결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애플은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면서도 일단 시정 조치를 적용했다. 하지만 애플은 외부 결제를 이용하려는 데이팅 앱들에 대해선 다양한 조건을 부과했다.

특히 외부 결제를 적용하려면 네덜란드 앱스토어에 별도 앱 실행 파일을 제출하도록 했다. 사실상 외부 결제를 위한 앱을 별도로 제작하라는 의미였다. 이용자들 역시 인앱결제와 외부결제용 앱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러자 네덜란드 ACM은 애플의 조치가 이행명령에 미흡하다면서 매 주 500만 달러 씩 벌금을 부과했다. 애플에 부과된 벌금은 법정 최고액인 5천만 달러에 이르렀다.

애플과 인앱결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네덜란드 데이팅 앱 틴더.

결국 애플은 네덜란드 ACM의 지적을 수용해 데이팅 앱들에선 아무런 조건없이 외부 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은 이날 “개발자들은 데이팅 앱 내에 외부 결제를 포함시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조치는 네덜란드 앱스토어에 있는 (데이팅) 앱들에만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플은 외부 결제 이용 때 부과하기로 했던 27% 수수료 요율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수수료는 이용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외부 결제를 이용하는 개발자들은 앱스토어 내에서 디지털 상품과 콘텐츠를 판매한 내역을 애플에게 보고해야만 한다. 판매 내역은 매달 보고해야 하며, 보고 시한은 다음 달 15일이다.

■ 차별은 사라졌지만,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ACM과 애플의 공방은 3년 전인 2019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ACM은 애플이 인앱결제 강제 조치 등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업체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처음 조사 대상은 전체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후 조사 범위를 데이팅 앱 시장으로 좁혔다. 세계 최대 데이팅 앱 틴더 운영사인 매치그룹 등이 이번 조사의 이해 당사자들이다.

3년 여 조사 끝에 지난 해 8월 데이팅 앱 서비스업체들에 대해선 인앱결제 외에 다른 결제 수단도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애플은 이 명령에 반발해 법원에 제소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법원도 지난 해 12월 ACM 쪽 손을 들어주면서 “1월 15일까지 시정 조치를 적용하라”고 판결했다.

법적 조치를 취한 애플은 ACM의 시정 조치를 일단 적용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몇 가지 꼼수를 동원하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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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애플은 ACM 취지와 달리 데이팅 앱 사업자들이 외부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인앱결제와 큰 차이 없는 27% 수수료를 부과했다. 또 외부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사실상 앱을 새롭게 만들도록 하면서 선택 가능성을 대폭 줄였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날 조치로 외부 결제 때 차별 조치는 사실상 해소됐다. 하지만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전개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