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산 지연 '테사', 조각투자 신뢰 깨뜨렸다

정산 일정 지키고, 지연 안내 투자자에 적확하게 알렸어야

기자수첩입력 :2022/03/30 16:43    수정: 2022/03/30 16:43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가 야요이 쿠사마 작품 매각 수익 정산을 돌연 연기하고, 개별 공지도 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규제 사각 지대에 놓여있는 조각 투자 플랫폼에 대한 금융 당국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도 전에 이용자 신뢰를 먼저 무너뜨린 것이다.

당초 테사는 지난 28일 작가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인피니티 넷 Infinity Nets[TRFOEYA]’ 매각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수익 정산은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테사는 바로 전날인 27일 국제정세로 인한 해외 송금 지체로, 정산일을 31일로 연기한다고 앱에서 공지했다.

테사는 앞서 해당 작품의 미술품 매각 투표 안내, 수익 정산 안내 등은 모두 투자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개별공지해왔다. 그러나 정산 일정 연기에 대해서는 개별 공지 없이, 앱 공지사항을 통해서만 알렸다. 28일 예정대로 수익을 정산받지 못한 이용자들은 의문을 갖고 부랴부랴 앱을 뒤져 정산이 미뤄졌다는 사실을 알아야 했다.

테사 미술품 야요이 쿠사마 Infinity Nets

테사 입장에서도 해명하고 싶은 점은 있을 것이다. 정산이 미뤄진 이유가 해당 작품이 해외에서 매각 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대금 입금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처음 일으킨 실책이라는 점도 내심 억울한 순 있다.

테사 측은 ”투자자에게 명확하지 않은 내용을 문자로 전달해 불안함을 가중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문자가 아닌 앱 공지로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를 바꿔 말하면, 공지사항에 적힌 변경된 정산일 31일 역시 또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로 읽힌다. 투자자들의 불안함이 걱정됐다면, 보다 투명하고 적확하게 문제를 알려야 하지 않았을까. 

테사 측은 정산 지연 관련 뉴스가 보도되자, 오늘에서야 뒤늦게 문자로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앱 내 공지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안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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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서비스는 이용자와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운영돼야 한다. 테사와 같이 규제사각지대에 놓여있으면서도, ‘돈’이 오고가는 플랫폼의 경우 더 그렇다. 특히 지금은 또 다른 조각투자 플랫폼인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거래 앱 ‘뮤직카우’가 금융 당국의 증권성 여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어, 조각 투자 플랫폼들의 신뢰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는 시점이다. 

테사가 재약속한 31일 정산일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