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전용 암호화폐는 2개? 4개?...투자자 피해 우려

싸이월드제트-베타랩스 법적 분쟁으로 혼선 지속돼

컴퓨팅입력 :2022/03/30 17:25    수정: 2022/03/31 16:14

싸이월드제트가 오는 4월2일 싸이월드를 재출시하고 공식 암호화폐를 발행할 예정인 가운데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싸이월드제트가 공식적으로 발행하게될 암호화폐와 다른 암호화폐 2종이 이미 싸이월드 전용 암호화폐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싸이월드제트와 과거 협력 관계를 통해 이미 암호화폐를 발행한 베타랩스가 갈등 끝에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싸이월드

■싸이월드제트 "도토리·싸이콘" vs 베타랩스 "싸이도토리·싸이클럽"

30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제트는 오는 4월2일 싸이월드를 재출시하고, 공식 암호화폐 ‘도토리(DTR)’를 발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싸이콘(CYCON)'으로 리브랜딩을 앞두고 있는 암호화폐 '코넌'을 싸이월드 생태계의 패밀리 코인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넌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저장 기술 기업 코넌의 암호화폐다. 싸이월드제트에 따르면 코넌으로 도토리를 구매할 수 있으며, 싸이월드 이용자가 분산형 스토리지 시스템 '코넌드라이브'에 PC, 휴대폰의 유휴저장용량을 제공할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이 코넌으로 지급된다. 싸이월드를 이용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코넌드라이브가 도입된다는 설명이다.

즉 현재 싸이월드제트가 서비스에 연계하겠다고 발표한 암호화폐는 도토리와 싸이콘 두 종류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 업체 베타랩스가 발행한 '싸이도토리코인(DOTR)', '싸이클럽(CYCLUB)' 등 암호화폐도 싸이월드와의 연계성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싸이도토리코인은 디지파이넥스에, 싸이클럽은 빗썸에 상장돼 있다.

싸이도토리 백서는 "재단은 싸이월드의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메인넷 개발, 싸이도토리 토큰 발행, 메타버스 세계 가상 생태계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싸이클럽 백서도 싸이월드의 메인넷인 싸이월드 클래식의 첫 번째 디앱으로 음성 기반 SNS '싸이클럽'을 소개하고 서비스에 사용될 코인으로 싸이클럽을 언급하고 있다.

싸이클럽

■"싸이월드 빼라"vs"못 뺀다"…법정 싸움 지속 중

베타랩스는 싸이월드제트와 지난해 3월 싸이월드 콘텐츠와 브랜드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후 싸이월드제트는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가 관여하는 '싸이월드B' '싸이월드W' 등 다른 회사를 통해 싸이월드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해 지난 1월 협약 관계를 해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베타랩스는 싸이월드제트에 대해 위법적 계약 해지를 했다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간 법적 갈등이 빚어지면서 빗썸은 싸이클럽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합의50부가 이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지만, 베타랩스가 항고해 2심이 진행 중이다.

싸이월드제트는 베타랩스와의 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싸이도토리, 싸이클럽 백서에 싸이월드 관련 언급이 삭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를 베타랩스가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손성민 싸이월드제트 대표는 "싸이도토리코인, 싸이클럽 백서에서 싸이월드 관련 내용에 대해 쟁글(암호화폐 관련 공시 사이트)과 빗썸에 자료 정정 및 삭제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싸이클럽 재단에게도 공문을 보냈지만, 수 개월째 이에 대한 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답했다.

반면 베타랩스는 이런 요구가 타당치 않다고 맞섰다.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는 "싸이월드제트와 체결한 처분문서에 의해 베타랩스의 싸이월드 코인 발행 운영 등에 대한 일체의 독점적 권리가 확인, 부여되고 있다"며 "이후 가처분 결정이 된다 해도 베타랩스가 가진 계약 상의 권리의 소멸 여부는 확정 판결에 의해 권리 부존재가 인정돼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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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판결로 계약 해제가 확정되더라도 싸이클럽에 대한 계약은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당사자 간 분쟁으로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베타랩스가 이미 지급한 투자금에 상응하는 비율에 따라 프로젝트 권한을 계속 보유한다는 규정이 양해각서에 포함돼 있다는 것. 김호광 대표는 "투자금에 해당되는 싸이클럽 토큰 1억2천900만개가 지급됐다"며 "싸이월드제트가 싸이클럽에 대한 협업 약정이 효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거나, 백서에서 싸이월드 관련 내용이 삭제돼야 한다는 것은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싸이월드제트-베타랩스 간 양해각서 내용(출처=베타랩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제트와 베타랩스 간 갈등 과정에서 피해를 본 것은 결국 암호화폐 투자자들"이라며 "블록체인이 탈중앙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대치되는 주장일 수 있으나, 투자자들이 정확한 데이터를 참고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