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침공해서 합병하기 전부터 지원해 온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를 독립국으로 만들려는 것은 남북한처럼 두개로 쪼개서 영구 분단하려는 의도라고 우크라이나 군정보국의 킬릴로 부다노우 국장이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가 현재 정전 협상에서도 우크라이나에게 동부 지역에서 독립을 선언한 이 곳들을 독립국으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처럼 나라를 영구 분단시키려는 것이라고 국방부 성명서를 통해 비난했다.
부다노우는 "러 침략자들은 점령지를 하나의 준국가 구조로 만든 다음 우크라이나 정부를 공격하게 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그런 야욕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끈질긴 저항과 게릴라전을 통해서 와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정전협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다비드 아라하미아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두 나라가 28일부터 터키에서 다시 만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회담이 29일부터 시작된다고 발표해 현실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 양측은 전에도 여러 번 만났지만 아무런 타결에도 이르지 못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에 여러번 발표했던 것처럼 27일 러시아 독립언론의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중립을 선언하고 러시아의 국가 안보를 보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대신에 우크라이나를 핵없는 나라로 유지시켜 줄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당장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미사일이나 다른 군사장비보다도 제트 전투기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데 이것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폴란드가 소유 전투기들을 우크라이나에 보내주고 미국으로부터 새 전투기를 받으려던 계획은 나토가 직접 러시아와의 전쟁에 말려들 것을 두려워해서 취소시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서방국가 정부들이 단지 결정 하나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결국은 우크라이나의 참극을 막는것을 두려워한 꼴이 되었다"며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의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서부도시 르비우는 러시아의 동부 집중설이 발표된 이후에 로켓포의 집중 공격을 받아 파괴되었다고 한 그리스 정교회 신부가 말했다.
유리 바스키우 신부는 신자들이 공포에 질려 성당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 외교가 통하지 않을 때에는 우리는 군사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르 코나셴코프 소장도 르비우 폭격과 키이우 인근의 유류저장소 등을 공격한 사실을 시인했다.
러시아군은 27일밤에도 북서부 볼린주의 주도 루츠크에 있는 연료저장소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으며 이 곳은 르비우 북쪽 120km 지점이다.
소방대원들이 이 곳 화재를 진압하는 데 총동원되었지만 르비우는 아직도 인근 교외의 저유탱크가 폭탄에 맞아 발생한 화재로 기름 타는 냄새가 하루 종일 도시를 뒤덮고 있다.
20만명의 달하는 우크라이나 피난민이 비교적 안전하게 여겨 모여들었던 르비우 시는 이제 더 이상 폭격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곳 주택가의 한 지하 대피소에 있던 정보통신 기술자 올라나 우크라이네츠(34)는 자신은 북동쪽 하르키우에서 러군의 맹폭격을 피해 이 곳으로 피난을 왔는데, 다시 지하 대피소에 숨어있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길 건너편에 서 있는데 갑자기 폭발음과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뭐지? 하는 순간 엄청난 폭음과 불길이 보였다"고 그는 말했다.
이 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의 민간인 무차별 맹폭격을 비난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마음에 러시아에 대한 깊은 증오의 씨앗을 심어놓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의 키이우 포위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인의 영적 중심이지자 국가적 상징물인 1000년된 성 소피아 성당도 파괴되었다. 이 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성당으로 2차 세계대전에서도 살아 남은 우크라이나의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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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 우크라이나 군의 공식 발표가 아닌 군사 및 군사장비와 작전에 대한 보도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가짜 뉴스와 러 군의 첩보작전에 대항하기 위한 이 법을 위반할 경우 3년에서 5년 형을 받게 되며 우크라이나 국내 언론과 외국 기자들에게 모두 적용된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