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진 초등생 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쉈다는 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되자 훈육 방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딸래미 폰 부숴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뒀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딸이 '입양하세요'라는 게임에 너무 빠져 있어서 벼르다가 오늘 아이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려찍었다"고 운을 뗐다.
가족 역할극 게임으로 알려진 '입양하세요'는 아이와 어른 중 역할을 선택해 다양한 퀘스트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부터 딸을 타일러봤지만,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화와 독려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휴대전화와 게임에 대한 집착을 통제하지 못하는 나이라서 강한 충격요법을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간 참았지만 게임을 할수록 아이의 성격이 더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며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등 게임만 하게 놔두다간 중학생이 됐을 때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휴대전화를 압수하면 되지 않느냐'는 누리꾼들 지적에 A씨는 "좋게 타일러 보고, 압수도 해봤지만 매번 아이 엄마가 풀어줬다. 엄마가 너무 오냐 오냐 키워서 버릇이 나빠진 것 같아 칼을 뽑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휴대전화는 아깝지만, 한편으로는 속이 후련하다. 휴대전화를 사준 게 문제라서 이제는 안 사줄 것"이라고 전했다.
대다수의 누리꾼은 "좋지 못한 훈육이다. 평생 잊지 못하고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라고 A씨를 비판했다.
이에 A씨는 "부모에 대한 존중과 존경보다는 건강하게 자랐으면 한다"며 "지금의 행동습관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엄한 아버지 밑에 자란 자식들이 전부 아버지를 싫어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오히려 딸이 못 잊고 다시는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며 "나도 어렸을 때 오락실 갔다가 아버지한테 들켜서 엄청나게 맞고 다시는 오락실을 안 갔지만, 아버지께 나를 숨기며 살진 않았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에서만 유독 충격요법이 나쁘다고만 하는 것 같다. 선진국에서는 강한 체벌을 오히려 추천하기도 한다"며 "자신만의 훈육방법이 있고 그게 통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교과서에 맞는 훈육이 모든 사람에게 통할 거라는 생각은 접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신건강의학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휴대전화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야지,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것은 더 이상 아이들과 소통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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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오 박사는 만 24개월 미만 아이들은 절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