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가 올해 칩 수주량을 대폭 늘리면서 점유율 1위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도체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TSMC는 올해 7나노 이하의 미세공정 뿐 아니라 28나노 이상의 레거시 공정에서도 칩 주문을 더 받게 됐다.
TSMC, 5나노 이하·레거시 공정 모두 수주 확대
25일 디지타임즈아시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 소식통을 인용해 "TSMC의 5나노칩 출하량이 현재 월 12만장 웨이퍼에서 올해 3분기에 15만장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해 7나노 이하 미세공정 칩을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7나노 이하의 공정 부분에서 TSMC는 80% 이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TSMC의 공정이 삼성전자 보다 수율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EUV 공정에서 웨이퍼 불량을 낮춰주는 핵심 소재인 '펠리클'을 독자 개발해 사용함으로써 수율을 높일 수 있었다.
TSMC의 4나노 공정 칩 생산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TSMC의 4나노 공정 수율은 70%로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디어텍이 지난 12월 출시한 '디멘시티9000'은 TSMC 4나노 공정에서 생산된 최초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로 주목받았다.
퀄컴이 올해 출시하는 '스냅드래곤8 플러스' AP도 TSMC 4나노 공정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또 엔비디아가 이달 23일 공개한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도 같은 공정 생산이다.
TSMC는 레거시 공정에서도 수주량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최근 TSMC는 종합반도체업체(IDM)들이 발주한 차량용 반도체 칩의 약 70%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인피니언, NXP,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르네사스 등 IDM 업체들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생산의 15%를 TSMC에 아웃소싱으로 맡겼다.
최근 몇년간 차량용 칩 생산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IDM 업체들은 위탁생산 물량을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TSMC, 중국·일본·미국에 신규 생산라인 확대...주문량 증가 대응
TSMC는 올 1월 사상 최대 규모인 440억달러(약 52조3천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5나노 이하 미세공정 뿐 아니라 레거시공정 제조시설에도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TSMC는 현재 중국 난징에 12인치 팹, 28나노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난징 팹은 매월 생산량을 늘려 내년 중반에는 28나노 공정으로 웨이퍼 생산량이 월 4만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TSMC는 지난해 말 소니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일본 구마모토현에 22나노 및 28나노 제조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지난 2월에는 도요타자동차의 계열 부품회사 덴소도 지분 10%를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TSMC 구마토현 팹의 전체 투자 규모는 당초 계획 보다 16억달러 늘려 총 86억달러(10조4천730억원)로 확대됐고, 12나노, 16나노 제조라인도 추가됐다. 구마모토현 팹은 2024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며, 월 생산량은 12인치 웨이퍼에서 5만5천장을 생산할 예정이다.
TSMC는 첨단 공정에서도 투자를 지속한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14조3천400억원)를 투자해 5나노 팹을 건설 중이다. 해당 팹은 2024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파운드리 시장 3강구도...시설투자 경쟁 심화
한편, 파운드리 미세공정 투자는 TSMC, 삼성전자에 이어 최근 인텔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달 초 인텔은 유럽에 향후 10년간 400억유로(약 10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앞서 인텔은 지난 1월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3조8천5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2개를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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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또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등 171조 원의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경기 평택캠퍼스의 3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이 완공되고, 4번째 생산라인 'P4' 착공도 연이어 이뤄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52.1% 점유율로 1위, 삼성전자는 18.3%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밖에 UMC(7%), 글로벌파운드리(6.1%) SMIC(5.2%) 순으로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