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드라마로 탄생했다. 믿고 보는 배우 김동욱과 김성규가 만나 '돼지의 왕'을 안방극장에서 선보이는 것. 원작에 없던 인물을 그린 채정안까지 가세, '돼지의 왕'이 어떤 강렬한 이야기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15일 온라인을 통해 티빙 '돼지의 왕'(극본 탁재영/연출 김대진 김상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 등 배우들과 탁재영 작가, 이재문 제작자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돼지의 왕'은 연상호 감독의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이날 이재문 제작자는 애니메이션을 드라마화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 전작이 '구해줘2'인데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를 '구해줘'로 리메이크했었다"며 "그때 당시 연상호 감독이 '돼지의 왕'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해서 주저없이 리메이크 하겠다고 했고 탁재영 작가의 대본을 보고 더 의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연상호 감독이 완성된 드라마를 보고 '정말 재미있게 봤다'며 격려와 응원을 해줬다"고도 전했다.
김동욱은 극 중 20년 전 학교 폭력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사는 인물 황경민 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제가 돼지띠라서"라며 "그런 이유도 존재한다, 돼지띠라서 돼지띠 중에 왕이 되고 싶다 했고 올 것이 왔구나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김동욱은 "이 배우들과 해보고 싶었다"며 "채정안 누나는 '커피 프린스' 때도 그렇지만 우상이었다, 최고의 톱스타였는데 그때 워낙 스타라 많이 친해지지 못해서 많이 친해지고 싶다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성규씨는 작품을 워낙 재밌게 본 팬이었는데 이 작품을 같이 한다 해서 즐거운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극 중 김동욱은 학교 폭력 피해자를 연기한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이 역할을 연기하며 분명히 많은 생각과 감정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촬영하는 내내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표현해야 하는구나 매신 느꼈다"며 "서사가 있는 인물이다 보니까 그렇게까지 된 이 배경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 인물만 겪는 게 아닌 사회적인 메시지도 의도하든 아니든 전달이 되는 인물이라 고민을 더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떤 인물로 그려지고 보여야 할까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성규는 20년 전 친구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추적하는 광수대 형사 정종석 역을 맡았다.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저는 주로 범죄자 역할을 했었다"며 "예전에 연기를 하기 전, 연기를 시작했을 때도 형사물이 많았어서 어렴풋이 나도 형사를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런 기대를 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김성규는 "원작을 보기 전에 대본을 먼저 봤는데 계속 궁금하고 긴장감을 갖고 대본을 봤다"며 "감독님을 만나 얘기를 들으면서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했다"면서 "또 동욱 선배님이 나오신다는 걸 알아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성규는 형사 역할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 "저도 낯선 모습일 수도 있는데 예전에는 쫓기고 도망치고 그랬더라면 이번에는 형사답게 매회 여러 감정을 갖고 쫓게 되는데 기존에 봤던 연기와 조금은 다르게 다양한 면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이나 강한 모습들도 조금 더 많이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도 전했다.
그러자 김동욱은 "이 드라마에서 성규씨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며 "비주얼을 보시면 쫓는 사람인지 쫓기는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인데 누가 형사고 범인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말해 기대감을 더했다. 김성규도 "내가 쫓고 있는 건지 왜 이렇게 힘들까 보시면 아실 것"이라고 귀띔했다.
채정안은 극 중 사건에 꽂히면 물불 가리지 않는 카리스마 형사이자 종석의 경찰대 선배 강진아로 활약한다. 출연 이유에 대해 채정안도 "무엇보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며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장르다, 이 장르를 처음 도전해본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제가 보여줄 형사 캐릭터가 낯설 수 있지만 '낯설지 않을 수 있구나' 하는 기분 좋은 공감을 형성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채정안이 연기하는 강진아는 원작에 없던 인물이다. 그는 "원작에 없었지만 거칠고 불편할 수 있는 센 부분들이 강진아라는 캐릭터를 통해 해설자 같은 느낌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같이 추리하고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강진아는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한다"면서 "강진아는 황경민(김동욱 분)과 정종석(김성규 분) 사이 갈등에서 감정 이입되면서도 나름의 갈등을 보여주는 게 드라마틱하면서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싱크로율에 대해 "120%"라는 답변도 전했다.
채정안은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김성규는 "처음 만나보는 에너지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렇게 남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을 챙길 수 있구나 했다"며 "실제로 연기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동욱은 "누나가 얼마나 몰입했는지 아시겠지만 이 사람이 정말 형사가 됐구나, 형사는 이런 모습이겠구나 확인하실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세를 잃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김동욱과 채정안은 드라마 '커피 프린스' 이후 15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났다. 이에 대해 김동욱은 "사실 채정안 누나와 만나는 신이 한 신도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그는 "대화를 하는 신이 한 신도 없다"며 "그래서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기다릴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동욱은 "누나는 그대로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인 것 같다"며 "저만 화면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많은 세월을 비껴가지 못했구나 했다"고 고백했다.
채정안은 "김동욱씨는 저한테는 아이돌 같았다"며 "지금 김동욱씨를 보면 외모로는 동안인데 대화를 하거나 연기를 할 때 보면 어른 같다, 저 속에 뭐가 있나 싶을 정도로 깊고 내면이 튼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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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뉴스1)
또 채정안은 "연기대상을 받은 무게감을 느끼는지 현장에서 피 분장 하고 있으면 이상한 유리벽이 보여서 가까이 못 가겠더라"며 "예민함을 스스로 느꼈다, 집중하고 계시구나 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