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본 뮤직카우란?…"차분하면서 강해"

이훈화 주임·채수민 사원 "미래 뮤직카우, 핀테크·금융 회사로 정의될 것"

인터넷입력 :2022/03/09 09:00    수정: 2022/03/09 09:45

2016년 출범한 스타트업 뮤직카우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이다. 가수, 작곡가뿐 아니라 누구나 저작권을 거래하고, 저작권료를 받도록 했다. 저작권자와 협의해 저작권을 지분으로 쪼개 뮤직카우가 사들이고, 이를 분할해 경매에 올리는 방식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용자가 음악 저작권료로 돈을 벌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것이다.

음악과 투자란 전혀 다른 두 영역이 한 데 모여,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초창기 3천명가량이던 이용자는 지난달 100만명을 웃돌았다. 누적 거래액은 4천억원에 달한다. 설립한 지 햇수로 7년.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어느새 국내 음악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는 으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혁신 기업 뮤직카우를 이끈 주역들이 누굴까 궁금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달 25일 뮤직카우 개발진들을 만났다. 6년간 백엔드 개발자로 살아온 이훈화 주임(35)은 작년 여름 뮤직카우에 합류했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책임지는 프론트엔드 개발자 채수민 사원(26)은 재작년 12월 입사했다. 뮤직카우가 첫 직장이다. 채씨는 화학공학을 전공하다가 프론트엔드에 매료돼, 대학교를 자퇴한 후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왼쪽부터) 백엔드 개발자 이훈화 뮤직카우 주임, 프론트엔드 담당 채수민 사원.

두 개발자에게 뮤직카우를 택한 이유를 물었다. 공통으로 생소한 서비스를 꼽았다. 저작권을 나누고, 투자하는 플랫폼은 드물었고, 여기에 흥미를 느꼈다고. 이직을 앞둔 이훈화 주임은 처음 뮤직카우 회사명을 보고, ‘이건 뭐지’ 했다. 살펴보니 사업 아이템이 신선했다.

[다음은 뮤직카우 이훈화 주임(이하 이), 채수민 사원(이하 채)와 인터뷰 일문일답]

Q. 뮤직카우서 맡은 주된 업무는.

이: 곡에 투자하고 수익을 받는 게 뮤직카우 기본 구조다. 이 과정에서 이용 오류를 최소화하거나, 앱 안정성을 반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반적인 시스템 최적화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채: 서비스 담당이다. 중점을 두는 건 재사용성. 비슷한 내용의 앱 인터페이스(API)라면, 굳이 새로 제작하기보다 프론트단에서 UI 모듈화를 통해 재활용하는 형태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Q. 뮤직카우 개발 환경을 소개해달라.

이: 조용하다. 또, 가볍지 않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앱 안전성을 중요시한다. 새로운 개발 이슈와 오류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 해결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채: 첫 직장생활이라 처음엔 긴장했다. 2년 동안 구성원 한분 한분이 어른이란 느낌을 받는다. 차분하면서, 강하다. CTO는 ‘기술이 목적이 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고객이 필요로 한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고 기술은 다음이란 의미인데, 이를 충족하기 적합한 환경이다.

Q.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여전히 ‘개발자 모시기’가 한창인데.

이: 산업 전반에 걸쳐, 아이디어를 프로그램화하는 보편적인 기류 때문이라고 본다. 누구나 생각하고, 기획할 수 있다. 단, 구상안을 데이터로 저장하거나, 기술을 도입해 구현하는 등 기술 개발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개발자가 주목받는 이유다.

채: 스마트폰 성능 고도화도 한몫했다. 장소 불문하고 어디서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앱과 콘텐츠가 만들어지게 됐다. 자연스레 개발자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Q. 이훈화 주임은 올해로 개발자 경력 7년차다. 이상적인 개발 문화를 정의한다면.

이: 개발에만 국한하기보다, 사내 팀별 모두가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본다. 각 팀 구성원을 모아 아이템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면 어떨까 싶다. 일례로, 이들이 모여 직원들이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사내 호평이 이어지면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로도 진일보할 수 있다. 각 팀의 노하우를 결집해 소통하는 문화를 조성하면, 임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윈윈’이지 않을까.

채수민 뮤직카우 사원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Q. 미래 개발자에게 한마디.

이: 문제해결 시 작은 희열을 느낀다면, 개발자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논리적 사고를 가지길 바란다. 백엔드를 담당하기 전 프론트엔드를 다뤘는데, 수학을 요하는 등 고도화된 기술에 직면해 한계를 느낀 적이 있었다. 이때 추론 절차를 거쳐, 유연하게 생각한다면 풀어갈 수 있단 걸 배웠다.

채: 비전공 개발자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대개 개발 전 영역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손댄다.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깨달았다. 한 분야에만 집중하길 바란다. 하나에 익숙해지면, 낯선 분야도 결국 자연스러워진다.

Q. 뮤직카우 이용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입사 후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그간 직원들 노고 덕분이지, 개발자라고 해서 첨병으로 역할 한 건 딱히 없다고 본다. (웃음) 다만,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에 없던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데이터도 많이 늘어났다. 이를 감시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임무를 계속할 것이다.

Q. 축적 데이터양이 방대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그렇다. 결국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직결될 것이다. 누적 데이터를 토대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아테나 기술 도입과 고객 패턴 활용, 페이지 유입 경로 등을 파악할 방향이다.

채: 예기치 못한 경우의 수도 발견됐다. 몇몇 이용자 애로사항을 반영했는데, 외려 대다수 고객이 불편했던 적이 있던 것이다. 애자일 방식의 에이비 테스팅을 곁들여, 개발 방향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Q. 보완점이나 단기 목표는.

이: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가 의외로 많다. 가령 이 곡에 투자해 얼마를 벌지, 지난해 다른 고객은 얼마만큼 수익을 냈는지 등이다.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체계상 이런 부분도 확충해야 한다고 본다. 빅데이터화와 필요한 기술을 곁들이면서 부족한 점을 채우고 있다. PC 버전 출시도 지향점이다.

채: 이용 편의성이다. 앱에서 사소한 영역들이 통일성을 갖추고, 앱에서 복잡해 보이는 것들이 고객에게 깔끔하게 비치도록 만들고 싶다.

Q. 뮤직카우 미래를 정의한다면.

관련기사

채: 핀테크 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회사.

이: 제도권에 들어간 금융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