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메타버스 사업에 최적화된 국가다. 올해 페이스북코리아는 한국이 메타버스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데 주력할 예정이며, 이용자 안전도 함께 최우선 과제로 둘 것이다.”
지난해 메타(구 페이스북)는 ‘메타버스’와 ‘이용자 안전’으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전 프로젝트 매니저 프란시스 하우겐이 페이스북 서비스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회사가 대응하지 않았다고 폭로해 대외적으로 비판을 받은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메타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사명을 ‘메타’로 바꾸기도 했다.
이후 메타는 자사 서비스 인스타그램에서 이용자가 10분, 20분, 30분 단위로 잠시 활동을 멈출 수 있도록 설정하는 ‘휴식(Take a Break)’ 기능을 출시하고,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가 이용자 보호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이용자 안전 기능 강화에 주력 중이다.
또 메타는 지난해 메타버스 사업 부문 ‘리얼리티랩스’에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 자금을 투자하고, 협업용 메타버스 앱 ‘호라이즌 워크룸’을 공개하는 한편, 최근에는 범용 음성 인공지능(AI) 시스템 등 메타버스상에서 이용될 미래형 AI 기술을 발표하며 관련 기술도 강화 중이다.
지난달 25일 기자는 서울시 중구에서 페이스북코리아 이슬기 대외정책 이사를 만나 메타의 이용자 보호 정책과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페이스북코리아 이슬기 대외정책 이사와의 일문일답.
Q. 메타에서 맡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대외정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 규제 동향이나 우리나라 정책을 본사에 설명해 회사가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는 업무다. 또 회사가 잘 하고 있는 부분을 우리나라 규제 당국에 이야기를 해서 오해가 없도록 하고, 서로 협조하도록 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Q.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미국 하원이 지난해 발의한 ‘플랫폼경쟁 및 기회법’, ‘플랫폼 독점종식법’ 등 5대 규제법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규제 기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메타는 건강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는 개별 기업만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메타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안전한 개방형 인터넷 생태계의 질서 확립, 그리고 혁신을 위한 정책과 규제를 지지한다. 인터넷과 플랫폼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업계 공동 노력과 기준이 필요한 시기다.”
Q. 2011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2017년까지는 SK텔레콤 사내 변호사로 일했다. 현재는 메타 대외정책 업무를 하고 있는데, 커리어 변화의 이유는 무엇인가.
“로스쿨에 가기 전부터 변호사로 커리어를 한정 짓지는 않았다. 우선 자격증을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로스쿨에 들어갔다. 2012년 SK텔레콤에 입사해서 6년 동안 사내 변호사로 활동했다. 사실 사내 변호사 업무에도 세계 규제 동향을 미리 파악해야 하는 역할도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비슷한 면도 있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한번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직을 하게 됐다. 실제로 메타에 와서 보니까, 변호사 배경을 가진 분들이 개인정보 보호, 콘텐츠 정책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었다. 또 법적인 사적 지식이 있어 규제 관련 업무에 도움이 되고, 타 팀과 협업을 할 때도 도움이 된다.”
Q. 지난해 메타는 내부고발자 폭로 이후 유해 콘텐츠 방치 의혹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회사는 인스타그램 ‘휴식’ 기능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이외 이용자 안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
“메타는 안전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투자를 진행 중이다. 작년에는 37억 달러를 순수하게 안전을 위해 투자했다. 또한 만 16세 미만 신규 가입자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된다. 원치 않는 교류로부터 청소년을 강력하게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기능이다. 내부 테스트 결과 약 80%의 10대 이용자가 초기 설정한 비공개 계정을 그대로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숨겨진 단어’라는 기능도 있다. 불쾌한 단어, 이모티콘이 포함된 댓글, 혹은 다이렉트메시지(DM) 요청을 자동적으로 걸러주는 기능이다. 기존에는 댓글에만 이를 적용했는데, 이제는 DM에도 확대 적용됐다. 이용자가 직접 거르고 싶은 문구, 단어를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유명인, 크리에이터들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사례도 많이 발생한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이 ‘일시 제한’이다. 실제로 유명인, 크리에이터의 피드백을 받아 반영해 도입한 장치인데, 나를 팔로우하지 않거나 최근 일주일 이내 팔로우를 시작한 계정과의 교류를 일시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사용자가 낯선 이용자가 남긴 댓글, DM요청 등을 승인하기 전까지 숨길 수 있고, 최소 1일부터 최대 4주까지 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가 앱상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한눈에 볼 수 있게 통계를 제공하는 대시보드 기능도 있다.
또 안전 관련 여러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일례로 국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로움, 인간관계 등 어려움을 나누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비투비 은광, 민혁, 댄서 모니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합동 라이브를 통해 6천여 명과 함께 소통했다.”
Q. 메타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안전 정책은 무엇인가.
“사이버불링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가장 주력 중이다. 메타는 플랫폼 내 어떠한 괴롭힘이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 또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게시물과 계정을 연중무휴로 조치한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은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협업해 개발했다.”
또한 자살, 자해 콘텐츠 관련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이용자가 자살, 혹은 자해를 검색하면 팝업 창이 뜬다. 이를 통해 중앙자살예방센터 등 관련 기관에 연락을 할 수 있도록 이용자에게 연락처를 제공하는 식이다.”
Q. ‘아동용 인스타그램’도 개발하려다 중단됐는데, 이유가 뭔가.
“아동용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 키즈)은 만 14세 미만 이용자를 위해 개발하려던 프로젝트다. 스마트폰 이용자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다 보니, 어린 이용자에게 맞도록 앱을 설계해 제공하고 싶었다. 인스타그램은 어린 자녀가 앱을 사용할지 말지 부모가 결정권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고 있다. 관리, 감독 권한을 부모에게 주겠다는 방향성을 골자로 진행하던 프로젝트다. 하지만 전문가, 규제 당국 등 워낙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었고, 지금은 잠시 중단하게 됐다.
인스타그램 키즈 개발은 중단됐지만, 부모가 자녀 계정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여러 도구를 생각 중이기는 하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올바른 온라인 경험으로 이끌 수 있도록 팁을 주는 기능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Q. 틱톡, 유튜브 등 여러 SNS와의 경쟁이 치열하다. 메타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여러 서비스와의 경쟁은 전체 생태계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해, 우리는 경쟁을 반기고 있다. 메타는 숏폼 영상 콘텐츠 ‘릴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소비할 것으로 전망해, 릴스를 좀 더 장기적으로 중요한 기능으로 부각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가 현재 국내 출시 1주년을 맞이했는데, 굉장히 빠르게 성장했다. 페이스북 릴스도 최근 출시했다.
또 한 가지 방점을 꼽자면, 메타버스다. 우리의 비전이 ‘메타버스를 일상생활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메타는 메타버스에 있어 선도적인 소셜미디어로, 좀 더 앞장서서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노력할 계획이다.”
Q. 페이스북은 지난해 기업명을 '메타'로 바꾸는 등 메타버스 기업으로 본격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메타버스 사업 구축 비용은 많이 들어가는 데 반해, 메타버스 사업 성장세가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메타버스는 결코 하나의 회사가 단독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도 아니고, 짧은 기간 내에 완성할 수도 없다. 메타버스 관련 제품 중 상당수가 완전히 구현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10년 정도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메타버스를 바로 체험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긴 기간일 수도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메타버스를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난제를 풀어갈 수 있는 좋은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Q. 페이스북의 경우 한국에서 젊은 이용자 이탈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보완 방법이 있나.
“한국에서 젊은 이용자 기준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SNS 플랫폼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지난해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대에서 30대의 경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로 응답한 비율이 약 70~80%이었다. 그럼에도 회사는 젊은 층에 어떻게 어필할 수 있는지 지속 연구 중이다. 숏폼 콘텐츠 ‘릴스’에 집중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Q. 앞으로의 커리어 계획은.
“따로 정해놓지는 않았다. 현재에 집중해 경험을 쌓고 배우다 보면 현재가 미래의 커리어로 이끌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페이스북코리아의 올해 목표는.
“올해 회사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포함 메타 패밀리 앱을 통해 이용자가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문화와 트렌드를 형성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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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해 메타버스를 일상생활로 들여오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한국은 IT 강국이며, 콘텐츠 경쟁력도 있다. 또한 개발자, 크리에이터 등 환경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메타버스 사업에 최적화된 국가다. 올해가 한국이 메타버스 허브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회사는 이용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이용자 보호 정책과 기능을 업데이트해 이용자 보호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