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계 교란물질 '프탈레이트' 내 집에도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집먼지 생물학·화학적 분석 결과 발표

홈&모바일입력 :2022/02/25 17:46

국내 대부분 가정 집먼지에서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프탈레이트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몇 년간 프탈레이트를 내뿜는 제품을 지속해 규제했지만, 집먼지에서 발견되는 프탈레이트 농도는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탈레이트 규제가 시행된 뒤 생산된 신제품에만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은 지난 17일 다이슨 후원을 받아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한국 가정의 집먼지 특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집먼지에 들어있는 생물학·화학적 인자의 종류와 분포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참가자 106개 가정에서 2주간 수집한 먼지를 대상으로 실험·분석했으며, 참가자의 청소 습관을 파악하기 위해 사전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한국 가정의 집먼지 특성 연구 진행 중 채취된 집먼지 (출처=다이슨코리아)

이번 연구에서 프탈레이트 대체 가소제(NPP. Non-Phthalate Plasticizer)가 거의 모든 가정에서 프탈레이트 보다 더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 NPP는 프탈레이트를 대체해 플라스틱에 첨가되고 있다. NPP 총량은 중앙값 1,450 ug/g, 농도범위 81~14,063 ug/g로 프탈레이트 총량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프탈레이트 총량의 중앙값은 676 ug/g, 농도범위는 125~5,450ug/g다. 

국내에서 집먼지 내 NPP를 측정한 건 처음으로, NPP 사용이 증가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 가정에서 침전된 먼지의 모든 시료에서 납, 수은 등 중금속과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겐이 검출됐다. 중금속과 알레르겐에 많이 노출될수록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주 청소하고 환기하는 가정에서는 먼지 내 환경호르몬 물질 농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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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이기영 교수는 “규제 대상 환경호르몬 물질인 프탈레이트 농도가 감소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 의미를 설명했다.

데니스 매튜스(Dennis Mathews) 다이슨 수석 연구 과학자는 “프탈레이트, NPP, 중금속과 기타 오염 물질 등 검출된 물질은 눈으로 볼 수 없어 가정 내 집먼지에 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침전된 먼지와 공기 중 먼지에서 일부 환경호르몬과 중금속이 존재한다는 것은 해당 물질 입자들이 쉽게 공기 중으로 떠다니며 재분산된다는 뜻"이라며 집먼지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이슨 미생물연구소에서 현미경으로 관찰한 먼지 모습 (출처=다이슨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