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우주망원경, 루비·사파이어 비 내리는 거대 행성 관측 [우주로 간다]

NASA 허블 우주망원경, 외계행성 WASP-121b 뒷면 관측에 성공

과학입력 :2022/02/22 10:38

철·티타늄 구름에 보석 비가 내리는 희한한 거대 행성을 관측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씨넷 등 외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됐다. 2015년 처음 발견된 거대 행성 ‘WASP-121b'은 지구에서 약 900광년 떨어져 있는 목성보다 2배 더 큰 외계행성이다.

WASP-121b 행성을 상상한 이미지 (사진=NASA/ESA/STScl)

이 행성의 낮 온도는 섭씨 약 2,537도로 아주 뜨겁게 타오르고 있으며, 철과 마그네슘과 같은 중금속 원소들이 기화해 우주로 방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행성은 1.3일에 한 번씩 항성을 돌지만, 달이 지구의 한쪽만을 바라보며 도는 것과 같이 항성 한쪽을 향하며 공전하는 행성으로 행성 한 쪽 면은 엄청 뜨겁고 한 쪽은 그렇지 않다.

미 항공우주국(NASA) 허블 우주망원경은 2017년 이 행성에 수증기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관측했고, 이후 행성에 성층권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NASA 허블 우주망원경은 2018년에 한 번, 2019년에 1번, 분광법을 통해 WASP-121b 행성 궤도 데이터를 수집해 행성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관측했다. 연구진은 행성 뒷면 관측을 위해 수증기를 나타내는 스펙트럼 선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했다. 이를 통해 이 행성의 온도를 측정하고, 행성 대기를 구성하는 화학 물질을 식별해냈다.

사진= Mikal-Evans

그 결과 이 행성의 밤 온도는 1200도로, 낮 온도인 2,537도와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구진은 이 행성에 시속 1만7700km을 넘는 바람이 분다는 사실도 계산해 냈다.

연구진은 이 행성의 어두운 면에서 철과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구름이 존재하고 지구에 있는 루비, 사파이어와 같은 보석에서 발견되는 광물 커런덤이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 천체 물리학자 벤 모넷은 "이 행성은 가장 극단적인 시스템 중 하나"라며, "이국적인 화합물은 행성 대기에서 비로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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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만약 WASP-121b에 갈 수 있다면 액체 상태의 루비와 사파이어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NASA가 최근 발사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은 올해 말에 WASP-121b를 관측할 예정이다.최첨단 우주망원경은 적외선으로 행성을 관측해 이 행성 대기 성분을 정밀히 분석해 지구로 보내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