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중단이 장기화하면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은 15일 '러-우크라이나 위기의 국내 에너지수급 영향 대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에경연은 러시아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중단(단기)은 유럽 내 비축 재고로 대처 가능하지만 장기화하면 유럽에서 자체 대응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유럽이 역내 천연가스 공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긴장 상태가 천연가스 재고 급감과 가격 불안정성 확대상황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의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도입량은 각각 전년대비 2021년 4분기 25%, 2022년 1월 44% 감소했다.
지난 1월 기준 러시아의 유럽 가스공급 완전중단 시 연간 1억1천900만톤(세계시장의 약30%), 우크라이나 경유 PNG만 중단시 1천500만톤의 공급이 감소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위기지속으로 유럽 PNG 수요가 국제 액화천연가스(LNG)시장에 전가되면, 국내로의 직접적인 영향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세계 LNG 생산은 3억9천800만톤(유럽 수요는 7천700만톤)으로 전년대비 9% 증가한 수준이다. 생산시설 이용률이 88%에 달해 추가 생산여력은 제한적이다.
국제유가에도 영향이 미친다. 우크라이나 위기악화로 국제유가는 최대 배럴당 12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 러시아의 유럽 석유‧가스공급 중단시 국제 에너지시장 불안, 가스대체 석유 수요 증가로 유가 폭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에너지수급 영향 우크라이나 긴장 상황 지속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급증은 국내 무역수지 악화, 물가 상승 및 에너지수급 불안정성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에너지수입액은 1천360억달러로 국가 총수입액의 22.1%를 차지했다. 최근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은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이 전략적으로 유럽공급량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와 기체결돼 있는 LNG 물량의 유럽 대체 공급을 위한 통상협력을 제기한 상황이다.
최근 국제시장 가격급등으로 현물 구매를 최소화함에 따라 국내 LNG재고가 매우 타이트한 상황으로 기계약물량의 안정적 도입이 필수적이다.
에경연은 국내 에너지수급 안정화와 내수경제 영향 최소화를 위해 기단행중인 ▲유류세 인하와 할당관세 유예조치 연장 ▲타 발전원(원전·석탄) 가동률 조정 ▲산업체 대체연료 계약확대 등 LNG 수급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고유가가 지속하면 내수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시행중(4월 30일까지)인 유류세 인하와 LNG 관세 면제 정책을 위기 해소까지 연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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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LNG 수입분 중 상당량은 유가연동 장기계약 형태다. 고유가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에경연 관계자는 "국제 LNG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지속되면 에너지수급 안정화 차원에서 타발전원(원전·석탄)의 가동률을 제한적으로 상향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연료 전환(도시가스→LPG)이 가능한 산업체를 대상으로 연료대체 계약(가스공사-도시가스사-산업체) 확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