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기반을 이루는 블록체인 관련 반도체 사업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를 위해 기존 중급 그래픽칩셋 대비 1W(와트) 당 성능을 최대 1천배까지 끌어올린 블록체인 연산 전용 칩 '보난자 마인'(Bonanza Mine)을 올해 안에 선보인다.
인텔은 또 가속 컴퓨팅 시스템 및 그래픽(AXG) 그룹 아래 '커스텀 컴퓨트 그룹'을 신설했다. 블록체인 기술 뿐만 아니라 기존 프로세서나 그래픽칩셋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다양한 연산 문제를 맞춤형 반도체로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1W당 성능 최대 1천배 높인 '보난자 마인'
인텔은 11일(미국 현지시간) 라자 코두리 가속 컴퓨팅 시스템·그래픽 그룹(AXG) 수석부사장 명의 기고문을 통해 블록체인 처리용 반도체를 올해 안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제품은 'SHA-256' 해시 알고리듬을 기존 프로세서나 그래픽칩셋 대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보난자 마인'이다.
인텔은 이 칩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고객사와 협력했다고 밝히고 첫 제품을 공급받을 회사로 아르고 블록체인, 블록(스퀘어), 그리드 인프라스트럭처 등 세 회사를 꼽았다. 이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받을 업체는 그리드 인프라스트럭처다.
그리드 인프라스트럭처는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인텔이 생산하는 보난자 마인 칩 생산량 중 최소 25% 가량을 오는 2025년까지 공급받을 예정이며 내년까지는 가격도 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전력 고효율 칩으로 전력 문제 해결"
인텔은 블록체인 가속 반도체 시장에 접근하는 가장 큰 이유로 '에너지 소모'를 들었다. 라자 코두리 부사장은 "우리 고객사는 에너지 문제에 대해 확장 가능하며 지속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9월 "1년간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투입된 전력 소비량이 91테라와트시(TWh)이며 이는 인구 550만 명이 거주하는 핀란드의 한 해 전력 소비량 이상"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반면 인텔이 올해 안에 출시할 보난자 마인은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인텔은 "보난자 마인은 1W당 성능을 기존 중간급 그래픽칩셋 대비 1천 배 이상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관계자는 "보난자 마인의 구체적인 제원이나 생산 공정 등에 대해서는 현재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 새로운 사업 조직 '커스텀 컴퓨트 그룹' 신설
인텔은 가속 컴퓨팅 시스템·그래픽 그룹(AXG) 아래 새로운 조직인 커스텀 컴퓨트 그룹도 신설했다.
기존 제온 프로세서나 그래픽칩셋 등으로는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없었던 여러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칩을 설계해 공급하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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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 코두리 수석부사장은 "커스텀 컴퓨트 그룹의 목표는 블록체인 뿐만 아니라 엣지에서 일어나는 많은 작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관계자 역시 "커스텀 컴퓨트 그룹의 역할이 블록체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