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시세가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채굴에 동원되는 그래픽카드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IT 매체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그래픽카드 가격이 지난 해 대비 대부분 내림세로 돌아섰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은 10% 이상 내렸다.
여기에 그래픽칩셋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자재인 ABF(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 수급도 올해 중반 이후 개선되며 생산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내 그래픽카드 거래 가격 최대 11% 하락"
톰스하드웨어는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시세가 하락하며 그래픽카드 가격도 지난 해 12월 대비 최대 11% 가량 떨어졌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Ti 탑재 그래픽카드의 경우 12월 마지막 주 평균 가격은 980.99달러(약 118만원)였지만 1월 17-24일 가격은 933.63달러(약 112만원)로 4.8% 가량 내렸다.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내린 제품은 지포스 RTX 3080(10GB)였고 12월 마지막 주(1천804.28달러/약 218만원) 대비 약 11.6% 내린 1천595.41달러(약 192만원)를 기록했다. AMD 라데온 RX 6900 XT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그래픽카드 가격이 적게는 0.5%에서 최대 11.6%까지 내렸다.
■ 디지타임스 "기판 주요 소재 생산량 늘어날 것"
암호화폐 가격 하락 이외에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 요인은 또 있다. 그래픽카드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수급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지난 24일 그래픽카드 제조사 애즈락과 파워컬러 관계자를 인용해 "그래픽카드 등 기판 주요 소재로 쓰이는 ABF(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 공급이 올 중반부터 원활해 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BF는 일본 조미료회사 '아지노모토' 계열사인 '아지노모토 파인테크노'가 생산하는 전자 기판 소재다. 여러 층으로 구성된 프로세서나 그래픽칩셋 아래에 깔리는 여러 장의 기판에서 절연 효과를 담당한다.
디지타임스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ABF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 갔지만 대만 내 공급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엔비디아 CFO "올 하반기 그래픽카드 수급난 개선" 전망
엔비디아 역시 올 하반기부터 그래픽카드 수급난이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중인 기업 대상 행사인 '제24회 니드햄 성장 컨퍼런스'에 참석해 "2021년 한 해동안 지포스 그래픽카드에 대한 수요가 공급량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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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 공급량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르면 올 하반기 공개될 신제품인 RTX 40 시리즈 그래픽칩셋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40 시리즈 생산을 삼성전자가 아닌 TSMC에 맡길 것으로 알려져 있다. TSMC의 N5 공정은 가동 후 3년이 넘어 높은 수율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