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비트코인 채굴 칩 '보난자 마인', 이미 2세대 나왔다

전통적 프로세서·ASIC 등 결합 시도 부산물...채굴 본격 진출은 미지수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1/24 16:41    수정: 2022/01/24 18:15

인텔이 다음 달 열리는 반도체 학술행사 'ISSCC 2022'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 연산에 최적화된 ASIC(맞춤형 반도체) '보난자 마인'(Bonanza Mine)을 공개한다. PC용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 대비 저전력·고효율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암호화폐 채굴 스타트업 '그리드'(GRIID)는 상장 전 기업공시를 통해 "인텔 2세대 보난자 마인 칩을 도입하기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생산량 중 상당한 양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 비트코인 채굴, 2015년 이후 ASIC으로 이동

비트코인은 등장 초기인 2008년 경만해도 PC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채굴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비트코인에 적용되는 SHA-256 해시 알고리듬을 프로세서나 그래픽칩셋보다 전용 ASIC에서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이 때문에 2015년 이후 비트코인 채굴은 대부분 ASIC을 대량으로 탑재한 맞춤형 기판(일명 '채굴기')을 통해 진행된다. AMD·엔비디아 고성능 그래픽칩셋을 여전히 암호화폐 채굴에 활용하는 이더리움과는 달리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 수요·공급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비트코인 채굴 전용 ASIC를 탑재한 맞춤형 채굴기. (사진=비트메인)

그동안 비트코인 채굴용 ASIC 개발은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업체가 주도해왔다. 또 대부분의 업체가 팹리스로 설계 업체와 실제 제조 업체가 분리되어 있었다.

인텔처럼 반도체 설계는 물론 패키징, 생산까지 모두 가능한 대형 업체가 비트코인 채굴용 ASIC 대량 생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2018년부터 '인텔 랩스' 통해 지속 연구

보난자 마인은 올해 ISSCC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등장했지만 그 원형은 2018년 인텔이 출원한 'SHA-256 암호화 알고리듬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특수한 시스템' 특허에서 찾을 수 있다.

인텔 선행 기술 연구 조직인 인텔 랩스는 이후 SHA-256 알고리듬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ASIC 개발을 계속해 왔다. 인텔 관계자는 "다음 달 ISSCC에서 공개할 논문에 언급된 제품은 2018년부터 연구한 1세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인텔이 암호화폐 채굴 전용 칩 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난자 마인'이 처리하는 SHA-256 알고리듬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뿐만 아니라 파일 암호화나 인증 등 보안에도 널리 쓰인다.

■ 프로세서·ASIC 결합 시도 결과...스타트업에 2세대 칩 공급

현재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는 SHA 연산에 특화된 명령어를 내장하고 있다. 그러나 SHA 알고리듬을 프로세서로 처리하면 데이터 분석 등 단위 시간당 더 가치가 높은 작업을 처리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이런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저전력 전용 칩을 프로세서와 결합하면 SHA-256 등 알고리듬 처리 시간은 줄이면서 기존 데이터 처리 속도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보난자 마인'은 이런 연구 과정의 부산물로 볼 수 있다.

오는 2분기 출시될 서버용 프로세서 '사파이어래피즈' 다이. (사진=씨넷닷컴)

이미 인텔은 서로 다른 두 반도체를 위아래로 쌓아 연결하는 포베로스(FOVEROS) 기술, 수평으로 연결하는 EMIB 기술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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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출시될 서버용 칩 '사파이어래피즈', 미국 에너지부에 올해 배치될 슈퍼컴퓨터 '오로라'에 탑재될 연산용 칩 '폰테베키오'도 서로 다른 칩을 상호 연결해 구성된다.

인텔은 "미국 암호화폐 채굴 스타트업 '그리드'(GRIID)에 공급될 제품은 2세대 제품이며 성능 등 세부 내용은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