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돈만 있으면 우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과 같은 상업용 우주 비행 회사는 유명인과 민간인이 우주로 여행할 수 있는 독점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관광객이 우주에서 사망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이 같은 궁금증에 더컨버세이션닷컴, 기가진 등 외신은 노썸브리아 대학에서 우주법을 연구하는 크리스토퍼 뉴먼 교수와 항공 의학·재생학을 연구하는 닉 캐프란 교수가 답한 내용을 소개했다.
현대에 있어 관광 목적으로 우주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몇 분에서 길어야 10여일 정도다. 우주에서 자연적인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이 매우 낮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
미국에서 상업 목적의 관광 우주 비행을 할 경우, 연방 항공국이 발행한 발사 허가증이 필요하다. 만약 상업 우주여행에서 승객을 포함한 선원이 사망한 경우, 사망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 우주선 탑승객의 사망이 우주선 고장에 의한 것으로 확인된 경우 연방 항공국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관광 우주 비행을 제공하는 회사의 추가 발사를 중단하게 된다.
또 우주선 고장이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된 경우는 상업 기업이 지고 있는 여행자에 대한 전반적인 보호 의무를 검토하는 등 회사가 여행 참가자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했는지 평가한다.
아울러 국제 연합이 결의한 우주법에 따라 우주선을 등록한 나라가 해당 우주 구조물과 승무원 일체를 관할하게 된다. 이에 우주선의 관할권을 가진 나라가 그 승무원의 사인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는 권한도 갖게 된다. 2003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지구 귀환 시 공중분해 되면서 희생된 7명의 우주 비행사 중에는 미국 이외의 국적을 가진 사람도 있었지만, 우주선을 미국 정부 기관인 NASA가 발사한 것이어서 미국 정부가 주도해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법적 문제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것이 시신 처리에 관한 것이다. 우주에서 사람이 죽더라도 시신을 지구에 내리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다. 짧은 기간의 미션이면 바로 시신을 지구에 가져갈 수 있겠지만, 생존원의 위생에 영향이 없도록 보존돼야 한다. 특히 화성유인 탐사처럼 몇 년이 걸리는 미션일 경우 시신을 지구로 가져오기까지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평균 온도 영하 270도로 시체를 냉동시켜 경량화 한 뒤 지구 귀환까지 보관하는 방법이 NASA에 의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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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우주 공간에서 거주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면 시신을 우주에서 처분하는 방법도 고려돼야 한다. ‘스타트랙2: 칸의 역습’ 영화에서는 숨진 등장인물의 시신을 광자 어뢰에 넣고 우주로 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시신이 우주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있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또 다른 행성에 매장하면 그 행성의 환경이 생물학적으로 오염될 위험이 있다. 화장할 경우는 우주 생활에서 필요한 자원을 대량 소비하는 것이어서 현실적이지 않다.
뉴먼 교수와 캐프란 교수는 “언젠가는 우주 공간에서 시신 보관이나 처분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나올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우주 공간에서 죽음을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는 인류학적, 법률적, 문화적 한계를 넘어선다.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 문제는 인류가 우주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논의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