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거세다. 농수축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스마트팜 등 생산 측면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유통과 판매 측면에서는 여전히 '밭떼기'라 부르는 전매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수산물 유통의 디지털화를 앞세운 플랫폼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밭떼기에 나서면서 생산농가는 디지털 전환의 과실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농수산물은 수매나 위탁생산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해 왔다. 수매는 농협이나 기업에 일정 수준 이상의 상품 전체를 판매하는 방식이고, 위탁생산은 기업이 의뢰한 상품을 대신 재배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 생산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판매 이후 과정에 대해서 생산자가 관여할 여지가 없어 편리해 많은 농가에서 이용하지만 수익률이 높지 않았다.
반면 직거래는 이윤은 많이 남지만 상품의 포장이나 배송에 공이 들어간다. 한 번 구매한 고객을 꾸준히 관리해 재구매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도 숙제다. 여기에 상품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비 등 직거래를 위해 필요한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자신이 생산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들을 수 있고, 이익도 커 점점 많은 농가가 직거래로 전환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온라인 직거래를 하면 양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숨어있다. 대형 플랫폼에 의지하게 될 경우, 광고 비용을 많이 들인 상품이나 저가 상품만 상위에 노출된다. 양질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는 셈이다. 최근 온라인 판매에서 저가의 수입산 상품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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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농수산물의 온라인 판매가 아니다. 생산자는 직접 판매로 이익을 높이고 소비자는 온라인을 활용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구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가격 우선 노출 중심의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구매결정 단계에서 지인이나 전문가 추천, 신뢰기반의 리뷰나 라이브 방송 등을 활용, 농수산물의 상품성을 적극 알리는 등 가격 외 식별가능한 다양한 상품정보들을 제공하는 버티컬 플랫폼 활성화는 농수산업의 디지털전환에 열쇠가 될 수 있다.
농수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전체 농어민이 자신들이 생산한 상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높이는 것은 농수산업의 디지털전환의 핵심 목표가 돼야 한다. 온라인 커머스 산업이 한국 농수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일조할 수 있다는 책임감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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