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개막 앞두고 '스마트폰 해킹' 공방

美英 "스마트폰 쓰면 개인정보 털려" vs 중국 "근거 없는 비방"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두고 해킹 경계령이 내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2008년 하계올림픽 이후 14년 만이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오는 2월 4일 개막돼 20일까지 계속 된다. 

14년 만에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주최국인 중국과 서방국가들이 해킹 문제로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해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들이 참가 선수들에게 스마트폰 대신 1회용 선불폰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미국은 지난 해 올림픽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감시’ 우려를 이유로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두 차례나 발령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과도한 호들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올림픽 참가 선수나 기자들의 모바일 활동을 감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미국, 모든 선수들에 1회용 선불폰 사용 권장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는 모든 기기, 통신, 상거래와 온라인 활동이 감시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에서 기기를 사용할 경우) 악성 소프트웨어에 오염될 수도 있다”면서 1회용 선불폰 사용을 권장했다.

서방국가들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용 앱인 ‘마이 2022’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앱 자체의 보안이 취약해 데이터 유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 보안전문업체 시티즌랩 조사한 결과 ‘마이 2022’의 보안 상태는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톈안먼 사태' 처럼 중국 정부에 민감한 단어들은 검열될 우려가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공식 앱인 '마이 2022'

서방국가들에게 중국은 ‘디지털 감시 국가’로 악명이 높은 편이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에도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선수들과 참관객들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중국은 2019년 신장 지구 관광객들의 스마트폰에 스파이웨어를 몰래 설치하다가 들통이 나기도 했다.

■ 일반인 참관 금지돼 선수들 외부 소통 더 큰 어려움 예상 

이번 동계올림픽에선 코로나19 때문에 일반인 참관이 금지됐다. 따라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전적으로 스마트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1회용 선불폰을 사용할 경우 데이터 부족 사태로 곤란을 겪을 우려도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또 중국 방화벽이 구글,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차단하고 있어 외부와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런 비판을 일축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중국은 “올림픽 참가 선수나 기자들의 인터넷 접속을 검열하지 않는다”면서 서방 언론들의 우려는 근거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