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 올해 R&D 20% 확대…AP 1위 굳힌다

설계 개발자 2천명 채용…하이엔드 AP 제품군 강화

대만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이 올해 연구개발(R&D)투자를 전년 보다 최대 20% 늘리고2천명의 설계 엔지니어(개발자)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텍은 공격적인 기술 투자를 통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1위를 굳힌다는 목표다. 

17일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지난 14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난해 R&D 지출에 36억2천만달러(4조3천172억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R&D 지출 금액인 25억3천500만달러(3조247억원) 보다 42% 늘린 규모다. 이 날 미디어텍은 올해 R&D 투자 규모를 전년 보다 10%에서 최대 20%까지 늘린다고 발표했다.

미디어텍 건물 (사진=미디어텍)

미디어텍은 올해 설계 인력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미디어텍은 지난해 인도에 1천명, 미국에 500명 이상 포함해 2천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채용하면서 설계인력을 총 1만9천300명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추가로 2천명의 설계 엔지니어를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디어텍은 모바일 시장에서 1위 입지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또 지금까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저가형 AP를 중점적으로 공급하던 제품군을 하이엔드 AP 제품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미디어텍은 파운드리 업체 TSMC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미디어텍은 지난해 12월 TSMC의 4나노 공정에서 최초로 생산되는 모바일 AP '디멘시티9000' 출시했다. 이를 시작으로 미디어텍은 올해 말 TSMC의 3나노 공정을 적용한 AP를 출시하며 첨단 공정을 선도적으로 적용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애플의 3나노 기반 AP가 내년 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디어텍이 최신 반도체공정 활용에 약 1년 가까이 앞서나가는 셈이다.

2021년 3분기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자료=카운터포인트)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2020년 3분기 처음으로 퀄컴을 앞지르고 1위로 올라선 이후 지금까지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AP 점유율은 미디어텍은 33%, 퀄컴은 28%를 기록했으며 5%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미디어텍은 40% 점유율을 기록하며 퀄컴(27%)과 격차를 13%포인트로 넓히는데 성공했다. AP 시장 점유율 변화는 미국 제재의 영향으로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빈자리를 미디어텍이 수혜를 입고 급증한 덕분이다.

그러나 미디어텍은 주로 중저가형 스마트폰 AP에서 점유율이 높으며,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5G 시장에서는 여전히 퀄컴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2분기 5G 스마트폰 AP에서는 퀄컴 점유율이 55%, 미디어텍이 30%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중저가 AP로 빠르게 급부상한 미디어텍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대만 정부의 지원과 TSMC와 협력으로 하이엔드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 진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