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싹 바꾸는 네이버·카카오...'초심 찾기' 주력

[이슈진단+]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변해야 산다

인터넷입력 :2022/01/17 15:01    수정: 2022/01/17 15:12

안희정, 김성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해 리더십과 조직을 재정비하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직장내 괴롭힘으로 동료를 잃은 네이버는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와 경영진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들어 계열사 단속에 나선다. 

두 회사 모두 새해 들어 시가총액이 하락하는 등 큰 변화를 맞이한 만큼 당분간 구성원뿐만 아니라 이용자,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카카오

■ 세대교체 시작한 네이버, 새로운 리더십 선보인다

지난해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회사 내부에서는 경영 쇄신 목소리가 커졌다. 그 후 네이버는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쇄신을 위해 조직문화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새로운 조직 체계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며 파격적인 인사를 선보였다.

먼저 한성숙 대표는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올 3월을 끝으로 물러난다. 새 대표로 81년생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바뀐다. 김남선 글로벌인수합병 책임리더가 박상진 CFO 자리를 채운다. 박상진 CFO는 떠나는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자리로 간다. 네이버 창립 멤버 중 하나인 채선주 부사장 또한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직을 내려놓고 회사 ESG(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지난 13일 최 대표는 박상진 CFO가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로 내정된 후 사내 메시지를 통해 초심을 강조하고, 박상진 내정자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냈다. 최 대표는 "신임 대표 내정자가 우리 회사의 성장을 잘 이끌어주실 수 있는 분이라는데 깊이 동의하며, 네이버파이낸셜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C레벨 체제가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3월부터 새로운 리더십이 시작된다. 최수연 대표 내정자와 김남선 CFO 내정자 모두 40대고, 회사에 몸 담았던 시간이 오래되지 않은 만큼 조직 쇄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수연 내정자 등 신임 경영진은 네이버 트랜지션 TF에서 차기 글로벌 경영 계획과 인사쇄신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C레벨 임원이 전부 교체되고, 사회적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최 대표 내정자 체제의 새로운 리더십을 안정화하고, 안착해 나가는 게 새해 목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 계열사 전략 방향 조율하는 카카오, 계열사 상장도 미룬다

카카오는 지난해 두 자릿수 큰 성장을 했지만 정치권과 정부의 규제 강화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논란은 새해에도 이어졌다. 카카오는 오는 3월부터 여민수 공동대표와 회사를 이끌어나갈 새 대표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선임했지만, 류 대표 등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이 회사 상장 후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모럴해저드 비판에 휩싸였다. 

카카오 노조도 나서 류영준 대표의 카카오 대표 내정 철회를 요구했고, 결국 류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은 어느정도 잠재워진 모습이다.

100개가 넘는 계열사가 있음에도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에 카카오는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를 만들고 여민수 대표를 필두로 계열사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얼라인먼트는 계열 회사 임원이 상장 후에 1년간 주식을 매도 할 수 없는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즉시 시행하기도 했다.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도 금지하면서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윤리 의식을 강화하고, 리스크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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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매도 논란으로 인해 당초 새해 계획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이 불투명하게 됐다. 당장 카카오는 주주 가치 제고와 사용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카카오의 미래 10년 사업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를 만들고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함께 공동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여민수 대표는 본사뿐만 아니라 계열사를 관리하고, 남궁훈 대표는 미래 먹거리를 챙기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 주주 가치 제고와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