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네이버·카카오가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에 힘을 주며, 플랫폼 양강 구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간 제페토로 메타버스 첨병 역할을 이어온 네이버는 외연 확대로, 카카오는 공동체 차원에서 협업과 내부 연구개발(R&D)로 각각 방향을 정해 규모를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는 최근 47억원가량을 출자(보통주 4만주)해, 홍콩법인 ‘네이버제트 리미티드(Limited)’를 설립했다. 작년 말 세운 미국 법인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 뿌리를 내린 것. 국내외 이용자 2억명을 웃돈 제페토는 중국, 일본 이용자가 약 9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간 누적 이용자를 바탕으로, 제페토 사업 파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제트는 주주로 있는 하이브와 YG·JYP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지난해 2천2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곧이어 게임사 슈퍼캣, 루노소프트와 각각 합작법인 ‘젭’, ‘피노키오’를 설립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네이버제트는 근래 제페토 사업 시너지 강화 목적으로, 싱가포르 블록체인 개발사 헤더라크(Haderech)와 국내 가상인간 개발사 페르소나스페이스에 각각 약 11억원, 1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런 행보는 제페토월드·스튜디오 등 커뮤니티와 아이템 거래 등 기반으로 운영해온 제페토에 게임 등 포트폴리오를 곁들여 외형을 확장하겠단 시나리오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제트)는 미국, 홍콩 법인 설립으로 글로벌 존재감을 높이고, 제페토 게임 콘텐츠 다변화와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 기로에 있다”면서 “제페토 주 사용자가 10대 초반임을 감안할 때 캐주얼 게임 수요가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공동체 내에서 결속력을 다져나간다는 방향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넷마블 메타버스 자회사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고, 카카오게임즈 역시 최근 출범한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임원사로 합류했다. 개별 사업별로 각각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중심의 아바타와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에 무게를 두며 메타버스 산업을 집대성하겠단 것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카카오는 공동체에서 역량을 집중 시켜,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라고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직접적으론 카카오게임즈가 준비하고 있지만, 카카오 공동체가 메타버스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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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인공지능(AI) 개발사 카카오브레인도 메타버스 관련 연구에 힘쓰고 있다. 현재 딥러닝을 활용한 가상인간 제작 기술 개발과 가상 얼굴을 만들어주는 ‘닉페이스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 개발자는 “현실 세계에선 얼굴을 원하는 대로 바꾸기 어렵지만, 메타버스에선 가능하다”면서 “각자 원하는 얼굴로 살아가는 새로운 문화를 카카오가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도 지난해 메타버스가 주목받았고, 새해도 이런 기류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면서 “카카오 공동체와 디지털 휴먼 등을 통한 협력이 (올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