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 자동차 등 10대 수출 유망 품목 연구개발(R&D)에 정부가 새해 1조원 넘게 쏟아붓는다. 무역금융으로는 261조원을 지원한다.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무역·공급망 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10대 수출 유망 품목 R&D 비용을 총 1조2천억원 지원한다.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차, 이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첨단 기계‧장비, 고급 철강 소재 등이 해당한다. 철강‧선박‧가전 등 업종은 친환경‧저탄소로 산업 구조를 전환할 수 있게 돕는다.
산업부는 소상공인과 내수에 의존하는 기업 1천800개사가 수출 기업으로 거듭나게끔 독려한다. 스타트업 120개사와 지방 기업 950개사도 해외에 진출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261조3천억원 규모 무역금융을 공급한다. 수출 마케팅 예산의 60%(1천900억원)를 상반기 투입한다.
산업부는 공급망 법령을 손보기로 했다. 기존 법으로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외 공급망을 점검하는 기구를 만들어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할 참이다.
무역 협정도 활용한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바탕으로 핵심 광물·소재가 풍부한 나라와 손잡는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다음 달 1일 발효된다. 산업부는 RCEP 역내 FTA 해외활용센터를 12개로 늘릴 계획이다. 역내 원산지 정보를 제공하고 마케팅·상담·통관 등을 한 번에 처리한다.
산업부는 새해에도 공급망이 불안하고 수출입 물류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한데다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을 다퉈서다.
산업부는 새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2%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석유제품‧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이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가 살아나는 한편, 디지털·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수요가 크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빠르게 반등했던 철강‧선박‧가전 등 수출은 새해 조금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는 새해 수입 또한 2% 늘면서 무역이 성장할 것으로 봤다.
산업부는 전자‧이차전지‧석유화학‧기계 업종 공급망을 관리하는 협의회를 발족했다. 부가가치 큰 제품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산업 구조를 다시 짜면서 대응한다고 전했다.
자동차‧선박 업종은 앞으로도 부품‧기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입선을 다양하게 하고 국내에서 대체재를 조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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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석유화학·전자 업계는 물류 지원을 늘려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반도체‧바이오 업계는 주요국에서 규제하는 수입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다. 신흥시장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수출기업 무역금융, 무역사절단 파견 등도 요구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이 세계에서 주도권을 쥐도록 돕겠다”며 “2월 1일 발효되는 RCEP을 활용해 기업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게 상반기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