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이 뭐길래…'웹 1.0 vs 웹 2.0' 연초부터 격돌

브라우저 만든 안드리센 vs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논쟁 다시 가열

인터넷입력 :2022/01/04 13:10    수정: 2022/01/04 15:2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웹 1.0과 웹 2.0 흐름을 주도했던 두 전문가가 싸우고 있다. 둘의 싸움 주제는 ‘웹 3’. 지난 해 연말 한 차례 격돌했던 둘은 새해가 밝자마자 또 다시 격한 공방을 벌일 기세다.

화제의 주인공은 마크 아드리센과 잭 도시다.

미국 IT 전문매체 프로토콜은 3일(현지시간) 웹 1.0 대표 주자인 안드리센과 웹 2.0 옹호자 잭 도시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해 웹3의 실체를 놓고 공방을 벌인 끝에 ‘트위터 팔로워 차단’ 해프닝을 벌였던 둘은 새해 들어서 또 다시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둘은 각각 넷스케이프와 트위터로 웹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던 인물이란 점 때문에 이번 공방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크 안드리센(왼쪽)과 잭 도시

■ 잭 도시 "VC가 웹3.0 주도" 비판 vs 안드리센, 트위터 차단 맞불 

잭 도시는 지난 해 말 유명 벤처캐피털(VC)인 안드리센 호로위츠 등이 웹 3.0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도시는 “일부 VC와 그들의 파트너들이 결국 웹 3 비전까지 손에 넣게 될 것”이라면서 “(웹 3.0은) 결국 다른 명칭을 붙인 중앙집중적인 인터넷이 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웹3는 최근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담론이다. 블록체인과 분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능화된 개인맞춤형 웹의 시대가 새롭게 열릴 것이란 게 웹3 옹호론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웹3은 ‘읽고 쓰기’란 웹 2.0의 두 가지 개념에 ‘소유하기’란 새로운 가치를 덧붙인 한 차원 높은 인터넷을 만들어낼 것이란 주장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웹3 담론을 주도하는 인물 중 한 명이 마크 안드리센이다. 당연히 안드리센은 잭 도시의 도발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안드리센은 웹3 담론을 공개 저격한 잭 도시를 곧바로 응징했다. 트위터 팔로워를 차단해버렸다.

(사진=마크 안드리센 트위터)

마크 앤드리센은 최고 벤처캐피털(VC)인 안드리센 호로위츠 공동 설립자다. 특히 안드리센은 VC 창업 전에는 브라우저 업체인 넷스케이프를 창업했던 인물이다.

넷스케이프가 개발했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는 인터넷 혁명의 불씨를 지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웹 1.0 시대를 열어젖힌 주역인 셈이다.

잭 도시는 트위터를 통해 웹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다. 웹2.0은 참여, 공유, 개방 등의 기치를 내걸면서 인터넷을 한 단계 발전시킨 개념으로 꼽힌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잭 도시다. 도시는 지난해 말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뒤 결제 전문업체 스퀘어 경영에 주력하고 있는 스퀘어는 회사명을 블록(Block)으로 변경하면서 암호화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이력 때문에 둘의 다툼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VC인 마크 안드리센이 ‘웹3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면, ‘블록’을 이끌고 있는 잭 도시는 웹3의 핵심으로 꼽히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 강자다.

■ 안드리센, 새해 들어 또 다시 '트위터 차단' 도발 

둘은 지난 해 말 한 차례 공방 이후 소강상태를 유지했다. 그런데 새해가 되자마자 마크 안드리센이 또 다시 도발했다.

안드리센은 지난 1일 “2022년에도 많은 사람들을 차단할 것이다(In 2022, I am GOING TO BLOCK SO MANY PEOPLE)”는 트윗을 올렸다.

다분히 웹3 담론을 공개 비판했던 잭 도시를 겨냥한 듯한 글이다. 특히 안드리센이 사용한 ‘BLOCK’이란 단어가 의미 심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마크 안드리센 트위터)

Block은 동사로는 ‘차단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블록은 ‘구획’ 같은 명사적인 의미도 있다. 블록체인의 기반이 되는 것이 블록읻. 게다가 잭 도시의 회사명 역시 ‘블록’이다.

안드리센은 또 다음날엔 기차가 스쿨버스를 들이받는 사진과 함께 '나쁜 팔루워들(Bad followers)’이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웹3란 새로운 담론을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긴 하지만, 둘간에는 끈끈한 인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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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안드리센이 이끌고 있는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웹2.0 주도 기업 중 하나인 트위터 초기 투자자 중 하나다. 트위터가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데 안드리센이 큰 역할을 한 셈이다.

마크 안드리센은 잭 도시의 또 다른 회사인 스퀘어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