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CEO' 뗀 잭 도시, 비트코인에 올인한다

결제업체 스퀘어 경영 주력…암호화폐 쪽 영역 확장 꾀할듯

인터넷입력 :2021/11/30 09:58    수정: 2021/11/30 15:1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깜짝 사임 발표를 하면서 실리콘밸리를 발칵 뒤집어놨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잭 도시는 29일(현지시간) “트위터 CEO를 사임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연이은 퇴진 압박에도 꿋꿋하게 버텨 왔던 터라 도시의 이번 사임 결정은 깜짝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사업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준비된 사임’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위터로부터 자유로워진 잭 도시는 결제전문업체 스퀘어를 통해 비트코인 관련 사업에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잭 도시 트위터 CEO

■ "트위터 경영 안했으면 비트코인 관련 일 하고 있을 것"

잭 도시는 2006년 트위터 설립 당시 초대 CEO를 맡았다. 트위터 창업 멤버는 잭 도시를 비롯한 비즈 스톤, 에반 윌리엄스, 노아 글래스 등이다.

첫 CEO 임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사내 권력 다툼 끝에 2008년 CEO 자리에서 쫓겨나다시피했다.

하지만 이후 트위터가 경쟁 악화 등으로 위기에 내몰리자 2015년 다시 CEO로 복귀했다. 결국 6년 만에 다시 물러나는 셈이다.

그 동안 잭 도시는 트위터 CEO 자리를 내놓으라는 압박도 적지 않게 받아 왔다. 특히 결제업체인 스퀘어를 동시 경영하는 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 해에는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잭 도시의 트위터 CEO에서 해임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당시 엘리엇이 내놓은 명분도 ‘스퀘어 동시 경영’이었다.

(사진=씨넷)

잭 도시가 트위터 CEO에서 사임함에 따라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시는 2022년 이사회 때까지만 트위터 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 이후엔 트위터 이사에서도 물러난다. 사실상 트위터 경영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는 셈이다.

트위터를 떠난 잭 도시는 그 동안 많은 관심을 표명해 왔던 비트코인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비트코인 2021’ 행사에선 “스퀘어나 트위터 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 관련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잭 도시는 실리콘밸리에선 대표적인 ‘비트코인 예찬론자’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단일한 기관이나 개인의 지배를 받지 않는 기본적인 인터넷 기술이라고 강조해 왔다.

따라서 잭 도시가 트위터 대신 스퀘어를 선택한 것은 비트코인에 대한 꿈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트위터 대신 스퀘어 태한 건 '비트코인'과 관련 있을 듯

IT전문매체 프로토콜은 “암호화폐 세계에서 트위터의 존재감은 미미한 반면 스퀘어는 암호화폐 바람에 올라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위터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을 회사 자산으로 보유하는 아이디어를 일축하기도 했다. 

반면 스퀘어는 4년 전 캐시앱에 비트코인 거래를 추가하면서 암호화폐 흐름을 적극 수용해 왔다. 프로토콜에 따르면 올해까지 100만명 가량의 스퀘어 이용자들이 트위터의 캐시앱에서 처음 비트코인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퀘어는 지난 2월엔 현금 자산의 2% 가량을 비트코인으로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 뿐 아니다. 스퀘어는 6월엔 비트코인 채굴회사인 블록스트림의 태양광 채굴 사업 부문에 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스퀘어 캐시앱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다.(이미지=스퀘어)

잭 도시는 또 한달 뒤인 7월엔 스퀘어가 비트코인에 초점을 맞춘 개발자들을 위한 툴을 만드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퀘어는 최근엔 특허괴물들의 공세를 막기 위한 암호화폐 특허권개방 연맹(COPA)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자체 암호화폐 지갑 개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도시는 또 “비트코인을 모든 사람들을 위한 상품이다”면서 “포괄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비전을 갖고 있는 잭 도시인 만큼 트위터와 결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스퀘어 역시 암호화폐 분야에선 신인급…사업다각화 등 과제 많아 

물론 스퀘어 역시 아직까지 암호화폐 관련 분야에선 신생업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잭 도시는 트위터를 함께 경영하는 어정쩡한 상태로는 ‘암호화폐 올인’이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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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프로토콜은 잭 도시와 스퀘어가 직면한 한 가지 도전 고제는 ‘비트코인 헌신’을 극복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이 시장 규모가 가장 크긴 하지만, 그래도 수많은 암호화폐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선 ‘스마트 계약’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 계약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기술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