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6는 기아 플래그십 전기자동차다. 기아 차세대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하는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이기도 하다. 현대차 아이오닉5·제네시스 GV60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공유한다. 모델 라인업은 스탠다드·롱레인지·GT라인 등 세 가지. 시승차는 GT라인 4WD다. 77.4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446km를 주행할 수 있다.
주행은 즐겁다. 아이오닉5보다 짜릿하다. 스포츠카 못지않게 잘 나가고, 잘 돌고, 잘 선다. 그러면서도 전기차답게 조용하고 차분하며 편안하다. 모터 최고 출력은 325마력, 최대토크는 61.7kg.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5초 초반.
스포츠 모드 버튼은 스티어링 휠 왼쪽 아래에 있다. 버튼을 누르면 더 빠른 가속과 무거운 조향을 경험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만큼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내년 이를 능가할 'GT'가 나온다. 430kW급 듀얼 모터를 장착해 최고 출력 584마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도 3.5초에 불과하다.
앉은 자세는 생각보다 낮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충격을 잘 걸러내는 한편, 차체 움직임을 억제해 고속 주행 안정성도 높다. 굽잇길을 돌아가거나 차선 변경과 같이 하중 이동이 발생할 때 거동 역시 차분하다. 믿고 달릴 수 있다.
회생 제동 단계는 스티어링 휠 패들시프트로 조절할 수 있다. 왼쪽 시프트를 누르면 회생 제동이 강해진다. 최고 단계에 다다르면 'i-페달 모드'를 지원한다. 가속 페달 하나로 가속·감속·정지까지 진행 가능하다.
‘윙윙’. 얇고 날카로운 모터 소리는 속도를 높일수록 커진다. 기아는 이 같은 소리를 덮고자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을 개발했다. 스타일리시·다이내믹·사이버 등 세 가지 소리를 제공한다. 마음에 들었던 소리는 다이내믹. 스포츠카 못지않은 풍부한 소리를 낸다.
800V 시스템은 빠른 충전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 초고속 충전기 E-피트를 사용하면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배터리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5분 충전에 100km를 갈 수도 있다.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쓰는 V2L은 실내 콘센트, 실외 커넥터를 제공한다.
운전자 보조 기능은 풍부하다. 고속도로 주행보조2,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반자율주행을 지원하는 고속도로 주행보조2는 곡선로에서 차로 중앙을 유지하고, 자동으로 차로를 변경한다.
조형은 역동적이다. GT라인답게 전용 범퍼, 바디 컬리 휠 아치 몰딩, 전용 엠블럼을 적용한다. 화려한 LED 램프류도 눈길을 끈다. 휠은 콘티넨탈 타이어를 신은 20인치 휠이다. 테일 게이트 위쪽에 장착한 루프 스포일러는 뒷면 공기 흐름을 개선한다. 이를 통해 와이퍼 없이 리어 글라스에 맺힌 물방울, 먼지를 없앤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했다. 라운지 스타일로 만들어진 아이오닉5·GV60 실내보다 멋지다. 스티어링 휠도 D컷이다. 와이드 스크린은 차의 각종 기능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는 유선으로 쓸 수 있다. 마감은 친환경 소재로 처리했다. 특히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도어포켓, 크래시패드 등을 만들었다. 조립 품질은 패널 사이 오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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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바닥은 평평하다. 배터리를 차체 중앙 밑부분에 배치한 덕분이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490L고,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1천300L로 늘어난다. 프렁크 적재 용량은 20L다. 갖가지 짐을 싣고 나르기에 충분하다. 차박도 거뜬하다.
EV6는 2030년까지 전 모델 라인업 중 40%를 친환경차로 채운다는 기아 중장기 전략 '플랜S' 시작을 알리는 모델이다. 첫 모델인 만큼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 완성도도 높다. 빠르고 조용하며 넓다. 아이오닉5에 없는 운전 재미도 챙겼다. 가격은 개소세 3.5% 인하 기준 5천962만원.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하면 5천6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