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4인이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지원을 각자 새로 꾸릴 정부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워 이목을 끈다.
후보와 정당에 따라 디지털 전환 지원과 대응에 일부 의견 차이를 보이기도 했지만, 디지털 전환은 국가적인 생존 과제로 피할 수 없다는 같은 뜻을 보였다.
16일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한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컨퍼런스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은 각각 대선 후보 진영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공개했다.
■ 이재명 “국가와 기업 미래, 디지털 영토 전방위 개척”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미래경제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의 연설을 대독하면서 디지털 대전환 공약을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선대위 출범 이후 첫 공약으로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135조원을 투자하고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재 미래경제위원장은 이재명 후보 대독을 통해 “디지털 전환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누가 현명하게 거대한 파고를 넘어 주인공이 되느냐에 따라 국가와 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 지도자들이 앞장 서 경쟁하고 있고, 기업들도 경쟁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한국은 김대중 정부의 초고속인터넷 구축, 노무현 정부의 전자정부, 문재인 정부의 데이터 댐의 토양 위에 있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영토를 전방위로 개척할 기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물적 제도적 인적 인프라 구축 ▲전통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창업 지원 ▲6대 첨단기술 투자 ▲디지털 주권 보장 등의 4대 전략을 제시했다.
이광재 위원장은 “5G, 6G 등 초연결 네트워크에 이어 인공지능에 대대적인 투자로 디지털 인프라 최고 강국을 만들겠다”며 “디지털 혁신은 전면적인 규제 개혁을 요구하기 때문에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전환은 인재 혁명을 필요로 한다”며 “교육 체계의 대대적인 혁신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능케 하고, 전국민의 디지털 역량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제조업과 같은 전통산업과 중소 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의료, 교육, 금융, 유통, 물류에 디지털 기술 접목을 지원하겠다”며 “도전정신이 살아있는 나라로 창업을 꿈 꾸는 아시아인이 모이는 아시아의 벤처 허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양자기술, 사이버보안, 블록체인, 반도체, 고성능 슈퍼컴퓨팅 등 첨단 기술에 투자를 집중하고 산업은행의 기능을 투자은행으로 저노한하고 싱가폴의 TEMASEK처럼 국부펀드를 내세워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누구나 디지털 영토에 지주가 돼야 하고 성장의 과실을 누려야 하며 디지털 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판교 테크노밸리,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 이천 SK하이닉스 등 성남과 경기도의 경험을 이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선택할 수 없는 변화, 교육‧행정‧공공 혁신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대신해 발표한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이 거부할 수 없는 변화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점점 가속화된다는 점에 집중했다.
원희룡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고, 과거에 후발주자들이 분업이나 이전을 통해 뒤따라 갈 수 있는 기술 변화가 아니며 선택할 수 없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식의 분화와 산업 간 분업 영역이 무너져 융합되면서 전혀 새로운 범위와 형태의 지식 산업 부가가치가 생겨나고 있고, 매일 매 시간마다 생겨나고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로 생존과 공존을 화두로 꼽았다.
원희룡 본부장은 “혁신 기술과 데이터,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이용하는 인공지능의 혁신 원천 경쟁력을 확보하고 거버넌스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이 시대의 기업인과 전문가, 정치가 대답을 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술 독점과 데이터 축적에 독점과 배제로 가고 있다”며 “플랫폼 경제로 이전하면서 플랫폼 경제에 걸맞는 산업의 분업체계와 분배 구조가 새로운 질서를 못 만들고 있고, 이는 전세계적인 과제이며 국내에서도 큰 도전과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를 공급할 교육, 일자리와 산업정책, 공공과 국가 거버넌스를 연결시킬 공공혁신이 뒤따르지 못하는 것이 문제고 기득권과 관성에 젖어있는 정치가 문제다”며 “디지털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교육, 행정의 혁명, 일자리와 산업에서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원 본부장은 또 “미래 세대와 현재 대다수의 세대를 어떻게 준비시킬 것인지 고민하면서 과거 평균화냐 따지는 제로섬 논리를 벗어나 개개인 맞춤형으로 가장 유연한 교육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행정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민간과 일반 사회 현장에 토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심상정 “디지털 발전 편리와 풍요, 일부에만 주어져서 안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대신해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은주 공동선대위원장은 변화의 속도에 못지 않게 균형있는 발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은주 공동선대위원장은 “한국의 디지털 경쟁력은 높지만 디지털 정보격차가 크다”며 “플랫폼 기업이 진출한 시장에서 상시적인 분쟁이 발생하고 있고, 탄소배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 인식에 따라 디지털 전환 전략의 주요 가치를 기후위기 대응, 디지털 격차 해소, 디지털 시민 권리 보장 등을 꼽았다. 또 디지털 전환 4가지 원칙으로 그린 디지털, 공존 디지털, 디지털 민주화, 연구개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은주 위원장은 심상정 후보 대독을 통해 “탈 탄소를 통한 디지털 전환으로 자원낭비를 줄이고, 급변하는 디지털 사회에서 사회취약계층의 사회적 지원을 강화하고 IT 노동자의 불안정한 희생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시장은 기업이 절대 강자인 분야이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려면 디지털 플랫폼에 필요한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시민에 있어야 한다”며 “기본권 침해와 시민 안전 위협 등 부장용의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혁신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대 원칙에 따라 종이없는 공공행정 구현, 탄소 발자국 관리제 도입,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빅테크 기업의 갑질 금지 방안 마련, 포괄 임금제 폐지, 통신원가요금제 도입, 정부 R&D 40조원대 확대 등의 세부적인 계획을 내놨다.
이은주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발전은 인류를 몇 단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겠지만 편리와 풍요가 일부에만 주어져서 안될 것”이라고 끝맺었다.
■ 안철수 “과학기술이 국력, 패권국가 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컨퍼런스에 사전 녹화 영상으로 참여해 디지털 전환에 대한 구상을 제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우선 4차 산업혁명이 미친 영향에 대해 “인류 역사는 이미 과학기술, 경제, 외교, 안보가 한 몸인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과학기술이 국력의 관건이자 미래 패권의 선행지표가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과 과학기술 동맹체제, 중국과 미국의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어떤 생존 전략을 세워 전략적 가치를 세울 것인지가 최대 화두가 됐다”며 “4차 산업혁명이란 디지털 전환의 키워드는 단연 초연결로,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지배하는 국가가 패권 국가가 되고 먹고 사는 웰빙 차원의 문제를 넘어 죽고사는 국가 존망과 국민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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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의 과제에 대해 “성장이 필요하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인권과 복지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면서 “기술 주권을 위해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고 인프라, 부품, 제품, 서비스 등을 국민과 기업을 위해 갖춰야 하며 경쟁국가가 만든 디지털 놀이터에서 놀게 되면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국정철학을 두고 “국가의 난제를 해결할 키는 과학기술 리더십”이라며 “저출산 고령화, 경제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탄소중립, 감염병은 이념이나 종교가 아니라 과학기술로 해결해야 한다”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