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새 20% 하락하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이번 폭락은 최근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이 미국 증권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시는 11월 고용 보고서가 발표되자,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에 속도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급격히 퍼지며 하락마감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금'으로 비유되기도 했지만, 최근들어 주식처럼 위험자산으로 평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4일 글로벌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1 비트코인 가격은 4만5천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4시간 전과 비교해 20% 하락한 것이다.
현재는 다소 회복해 4만7천 달러(약 5천600만원)에 거래 중이다. 국내 가격은 업비트 기준으로 8% 프리미엄이 붙은 6천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하락으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 등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20%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암호화폐 하락장이 최근 비트코인과 미국 증시 간 상관관계가 높진 것과 관련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졌는데, 비트코인 역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며 동일한 악재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번 암호화폐 시장 폭락에 앞서, 미국 증시도 하락마감했다. 현지시간 3일 뉴욕증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0.17%, 0.85%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1.92% 떨어졌다.
이날 미국 증시는 11월 고용보고서 발표에 따른 영향으로 흔들렸다. 지난달 미국 고용은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는데, 실업률은 다소 줄었고 경제활동참가율도 개선됐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테이퍼링 추진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블룸버그 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S&P500 지수의 100일 상관계수는 0.33으로 올해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 수록 동조화돼 있고, -1에 가까울 수록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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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이 달러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지만, 비트코인이 점차 주류 투자 자산에 편입되면서 증시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전문 리서치 업체 아케인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과 S&P500 간 상관계수는 매도 시장에서 증가했다"며 "이는 보다 정교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안전한 도피처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