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전기차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다시 채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디크립트 등 암호화폐 전문 외신에 따르면 전날 테슬라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향후 테슬라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암호화폐(디지털자산) 거래 실행을 재개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테슬라는 지난 3월 미국 내 고객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시작했다가 단 두달만에 환경문제를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화석 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유지에 참여한 대가로 보상을 받는 작업인 '채굴'에는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데, 채굴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환경 파괴적이라는 비판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후 여러차례 비트코인 채굴에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비율이 50%에 도달할 경우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분기보고서에는 이런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비트코인 채굴 산업은 탄소 배출이 적은 방식으로 에너지원을 전환하는 추세에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자국 내 채굴을 전면 금지하면서 미국으로 채굴 산업의 주도권이 넘어간 것과도 관계가 있다.
미국 원자력발전 스타트업 오클로는 비트코인 채굴회사 컴파스마이닝과 20년간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에너지 기업 탈렌 에너지도 비트코인 채굴업체 테라울프와 유사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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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테슬라는 이번 분기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보고서에서 테슬라는 "우리는 투자 겸 현금 보유에 대한 대안으로 디지털자산의 장기적인 가능성을 믿고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 모니터링 사이트 비트코인 트레져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10월 기준 약 4만3천2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재 시세로 25억 달러(약 2조9천억원)의 가치가 있다. 테슬라가 지난 2월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힌 만큼 10억 달러(1조16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