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에픽게임즈와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을까?
1심 판결 직후 “법원 판결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의 완승이라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던 애플이 지난 8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항소 의사를 밝혔다.
애플은 지난 해 8월 시작된 에픽과의 앱스토어 소송 1심에서 사실상 완승했다. 쟁점 사항 10개 중 9개 부문에서 승리를 거뒀다.
유일하게 패소한 것이 앱 내부에 외부 결제로 연결되는 링크를 포함시키도록 한 부분이었다. 재판을 주관한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12월 9일까지 외부 결제 링크 허용 조치를 취하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에플 "법적 시한 다가와…조치 안 취하면 기회 완전 상실"
애플은 바로 그 부분에 대해 두 가지 조치를 취했다. 우선 해당 명령 집행을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이 판결 자체에 대한 항소 통지문(notice of appeal)을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제출했다.
CNBC는 애플의 이번 조치가 ‘놀라운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월 법원의 1심 판결 당시 “앱스토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완벽한 법적 승리"라고 논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앱결제 우회’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다. 한국도 최근 정보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인앱결제 우회를 명문화했다. 최근 국정감사 증인으로 애플코리아 대표는 한국 인앱결제법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인앱결제 우회 허용 판결에 대해 전격 항소하면서 관련업체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CNBC가 전했다.
일단 애플은 항소 통지문을 제출한 것은 법정 조치를 할 수 있는 시한이 다가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플과 에픽의 1심 판결은 지난 9월 10일 나왔다. 30일 이내에 항소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해당 판결은 최종 확정된다.
따라서 지금 항소하지 않을 경우 아예 애플이 패소했던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할 기회조차 사라지게 된다.
특히 애플은 “이번 항소는 소송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성급하게 비즈니스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1심 법원은 12월 9일까지 인앱결제를 우회할 수 있는 외부 링크를 허용하라고 명령했다. 애플 입장에선 이 시한 내에 관련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이 인앱결제 우회 링크 허용 판결에 대해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 해당 명령 집행을 에픽과의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유예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의회의 인앱결제 우회허용 법 추진은 또 다른 변수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다음달 중 애플의 ‘집행 유예’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만약 항소법원이 애플의 신청을 수용할 경우 인앱결제 우회를 허용하지 않는 지금 같은 상태가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더 유지된다. 통상적으로 항소심은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애플 입장에선 꽤 많은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인앱결제 우회 판결에 대한 애플의 항소가 뜻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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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하원이 인앱결제 대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공정위도 비슷한 명령을 발령했다.
한국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만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