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게이트가 PC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에 이어 오는 4분기부터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용 저장장치 2종을 추가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코로나19로 지난 해부터 게임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시장 규모도 확대됐다는 판단에서다.
29일 오전 진행된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채호 오우션테크놀로지(씨게이트 저장장치 국내 공급사) 총괄은 "지난 해 전 세계 게이밍 시장 규모는 1천749억 달러 규모이며 PC와 콘솔 게임기, 모바일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상승세를 탔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범유행(팬더믹) 영향으로 각 플랫폼별 게임 개발이 1년에서 2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지만 글로벌 게임 매출은 2024년까지 무난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게임 겨냥한 고성능·대용량 제품에 집중
트렌드포커스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씨게이트 SSD의 수량 기준 점유율은 분기당 0.3%~0.5%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 키오시아 등 주요 업체 대비 5% 정도다.
그러나 씨게이트는 보급형 제품보다는 게임 위주의 고성능·대용량 제품을 시장에 집중 투입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게임용 데스크톱PC용으로 설계된 고성능 NVMe 제품인 파이어쿠다 530을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PCI 익스프레스 4.0 기반으로 작동하며 속도는 순차 읽기 기준 7300MB/s, 순차 쓰기 기준 6900MB/s(4TB 기준)로 지난 해 하반기 출시된 경쟁 제품인 WD 블랙 SN850 대비 읽기/쓰기 속도 모두 향상됐다.
조용호 오우션테크놀로지 매니저는 "방열판을 장착한 고급 모델의 높이는 11.04mm이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등에도 장착 가능한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 "4분기부터 X박스로 포트폴리오 확장"
씨게이트는 오는 4분기부터 X박스용 저장장치를 추가 출시하며 국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다.
X박스 게임 드라이브는 대용량 게임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내장한 저장장치다. X박스 게임 드라이브 허브는 8TB HDD를 기반으로 키보드·마우스나 저장장치, 허브 등을 연결할 수 있는 USB-C, USB-A 단자를 추가했다.
두 제품 모두 X박스 인증을 획득해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X박스와 호환된다. 무상보증기간은 1년이지만 데이터 복구 서비스는 최대 3년간 제공된다.
조용호 매니저는 "최근 설치 용량이 100GB 이상인 고용량 게임이 다수 등장하면서 기존 콘솔 게임기 기본 저장장치로는 한계가 있다. 고성능보다는 용량 확장에 중점을 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 "저장장치 수급난 연말까지 지속...가격 통제는 불가능"
게임 등을 위해 설계된 고성능 하드웨어가 원래 용도를 벗어난 암호화폐 채굴 등에 쓰이며 가격 상승과 품귀현상을 동시에 일으키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저장공간 용량을 제공하면 보상을 주는 새로운 암호화폐 '치아'(Chia)가 국내는 물론 중국과 홍콩, 일본과 베트남 등에서 고성능 SSD와 HDD 등 가격 상승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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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부 판매처는 NVMe 기반 고성능 SSD 가격을 하루 사이에 올려서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치아 시세가 급락하며 저장장치 가격 상승은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29일 현재 1치아(XCH) 당 가격은 150달러(약 18만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이채호 총괄은 "암호화폐나 게임 뿐만 아니라 여러 용도로 SSD 등이 쓰이고 있어서 올 연말까지 수급 상황은 어렵다"며 "제품 판매 가격 역시 총판이나 매입처 등이 결정하는 것이며 여기에 구체적인 가격을 정해 개입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