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코노스바 판타스틱데이즈, IP 활용은 이렇게

원작 특유의 감성 충분히 이해하고 콘텐츠에 녹여낸 게임

디지털경제입력 :2021/09/08 10:27

넥슨이 지난 8월 19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수집형 RPG 코노스바 판타스틱데이즈(코노스바)는 '이멋진세계에축복을'이라는 원작 라이트노벨과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이다.

IP 활용이 모바일게임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고 다양한 수집형 RPG가 출시되는 현 시장 상황에서 'IP를 활용한 수집형 RPG'가 하나 정도 더 출시된 것은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럼에도 코노스바가 눈길을 끄는 것은 모바일게임 IP 활용 사례의 교과서라 해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원작과 접점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코노스바의 원작은 주인공 사토 카즈마가 어이 없는 사고로 사망한 후 여신 아쿠아를 만나 이세계로 이동해 여러 모험을 펼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이세계물의 클리셰에서 매번 벗어나는 상황을 그려낸 것이 인기의 원인이다.

코노스바 역시 게임에서 이런 점을 충실하게 그려내고 있다. 원작의 스토리는 물론 오리지널 스토리까지 담아내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를 전한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게임에 새롭게 추가된 오리지널 스토리는 원작의 작가가 감수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원작의 분위기나 세계관, 캐릭터의 성격을 훼손하지 않고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과거에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으로 내용을 접했던 이들도 흥미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시각과 청각 요소는 게임의 몰입을 돕는다. 라이브2D 기술이 적용된 게임 그래픽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원작의 장면을 게임 내 이벤트나 퀘스트로 재현한 장면에서는 오히려 애니메이션보다 높은 시각적 즐거움을 전할 정도다.

성우의 음성 연기 역시 인상적이다. 일본어 음성과 한국어 음성 중 하나를 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본어 음성은 원작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하며 한국어 음성 역시 성우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원작과 다른 느낌을 전한다. 게임 내에 나오는 대부분의 텍스트가 목소리로 전해진다는 점도 흥미롭다.

원작 캐릭터의 개성은 게임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매번 불운한 일만 겪는 여신, 자신이 사용한 마법에 기절하는 마법사 등 원작에 등장하는 다소 극단적인 캐릭터 설정이 게임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원작을 모르고 게임을 즐기는 이라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을 정도지만 원작을 아는 이라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수준이다.

캐릭터 수집 요소는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다. 원작에 등장하는 캐릭터 수가 많지 않다보니 게임만의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음에도 다른 수집형 RPG에 비해 수집할 캐릭터 수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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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작에서 나타난 캐릭터의 명장면을 기준으로 캐릭터를 세분화한 점은 재미있는 점이다. 특정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용자는 해당 캐릭터만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타 수집형 RPG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집 및 육성 흐름이다.

코노스바는 원작 팬을 위한 게임의 성격이 강한 편이다. 원작 IP를 배제하고 게임의 구성만 바라본다면 라이브 2D와 풍부한 음성이 적용된 게임에 그칠 여지가 있다. 하지만원작 IP를 아는 이용자 혹은 유머러스한 분위기의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될 게임이다. 그 정도로 원작 특유의 감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게임에 담아낸 게임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