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이 디지털 채널을 통해 개인형퇴직연금(IRP)에 가입하면 관리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시중은행에 비해 IRP 적립금이 적어 관리 비용을 염두에 두기보다 고객 확보에 중점을 찍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 8월 초 비대면 방식으로 IRP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개인 부담금에 부과했던 수수료 0.15%와 기업 부담금(퇴직금)에 물었던 수수료 0.3%를 모두 없앴다.
경남은행도 최근 비대면 IRP 가입자에게는 개인 납입금 관리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경남은행은 그동안 비대면 IRP를 개설한 고객의 개인 납입금이 1억원 미만이면 수수료 0.25%, 1억원 이상이면 0.21% 수수료를 받아왔다. 다만 경남은행이 면제하는 수수료는 개인 납입금에 물던 것으로, 회사로부터 받은 퇴직금에는 그대로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들 은행은 새로 가입하는 사람뿐 아니라 이전에 IRP를 비대면으로 가입한 사람에게도 향후 수수료를 떼어가지 않기로 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자산 규모가 작다”며 “경쟁력을 채우는 전략으로 IRP 수수료 면제를 택했다”고 말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IRP 적립금이 적어서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IRP 적립금 규모는 시중은행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부산은행 IRP 적립금은 3천164억원, 경남은행 적립금은 2천107억원으로 집계됐다. DGB대구은행(1천906억원)과 광주은행(1천5억원)의 IRP 적립금은 1천억원대에 그쳤다.
수수료를 내지 않으면 고객 입장에서 실질 수익률이 높아진다. 고객이 IRP 수수료를 면제 받으려 거래를 시작했다가 급여 이체 및 카드 발급 등 부수 업무까지 신청할 수 있어 지방은행으로서는 장기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IRP 수수료 무료를 실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많은 만큼 IRP 적립금이 많다”며 “수수료를 면제하면 수익 구조가 하나 사라지기 때문에 다른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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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IRP 적립금이 7조4천827억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6조8천855억원), 하나은행(5조685억원), 우리은행(3조7천728억원), NH농협은행(2조2천152억원) 순이다.
한편 IRP는 노후 자금을 준비하면서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를 받는 상품이다. 1년에 1천800만원까지 넣을 수 있고, 이 중 7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