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시장 규제 확대에도 담담한 K-게임

[이슈진단+] 미성년자 게임 이용 규제 나선 중국

디지털경제입력 :2021/08/20 11:55

이달 초 중국에서 나타난 게임산업에 대한 추가 규제 움직임은 한국 게임업계를 긴장케 했다. 게임을 아편에 비유한 기사가 보도되는가 하면 게임산업에 대한 추가 규제 움직임까지 나타나며 판호 발급 지연으로 고심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 시름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정작 이해당사자인 게임사들은 크게 걱정할 것 없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행보의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일 중국 경제참고보는 게임산업을 두고 수천억 산업으로 성장한 정신아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미성년 학생의 온라인게임 중독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시장 진출은 여전히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이에 발을 맞추듯 텐센트는 미성년자 보호 대책을 위한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이미 중국 내에서 당국과 게임사의 협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게임 규제 강화 나선 중국 당국

중국 게임실무위원회는 최근 일부 주요 게임사를 소집하고 중독방지를 위한 비공개 세미나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당국은 이 자리에서 모든 게임 플랫폼에 연령 규정을 새롭게 만들고 미성년자에 대한 전면 보호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이를 모든 게임사에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중국 게임실무위원회는 중독 방지를 위한 국가 수준의 실명 인증 플랫폼을 이미 구축하고 여기에 5천 개 이상의 회사와 1만 개 이상의 게임을 적용할 수 있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 게임업계는 큰 우려를 표했다.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어렵게 판호를 발급 받더라도 실제 중국 내 서비스로 이어지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추가 규제까지 이뤄진다면 중국 시장 진출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발 규제 리스트에 대한 우려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정작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 중인 펄어비스, 위메이드 등 주요 게임사가 중국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표하고 있는 이유다.

우리 게임사 대부분, 중국 규제 리스크에 담담

중국 내 게임산업에 대한 추가 규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당국이 게임 규제의 대의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미성년자 보호이며 실제로 새로운 규제안도 12세 미만 미성년자의 게임 내 결제를 제약하거나 게임 이용시간 및 접속을 제한하는 형태에 국한됐다.

시나닷컴에 게재된 중국 게임산업 추가 규제 관련 인터뷰.

국내 게임사의 이런 자신감은 최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펄어비스는 지난 6월 판호를 발급 받은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펄어비스의 조석우 최고재무책임자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출시가 가까워질수록 마케팅 강도를 강화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라며 "최근 중국 내 규제 이슈와 관계 없이 차질 없이 서비스 준비 중이다. 오래 전부터 강화된 규정에 맞춰 철저히 준비해 판호 심사도 통과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콘텐츠 측면에서도 중국 현지 문화와 정서에 맞는 신규 콘텐츠를 선보여 오랫동안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위메이드 역시 미르4의 중국 시장 진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미르4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중국은 이미 게임분야에 대해 수년 전부터 정책적 정비를 완료한 상황이며 중국 게임 시장 관계자들도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게임에 대한 불확실성을 예측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르4가 국내에서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 12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국의 추가 규제와 맞물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미성년자에 대한 중국 내 추가 규제 강화 시도가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에 새로운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1차적으로 막강한 판호(서비스 허가권) 벽을 넘어서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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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관계자는 "기존부터 자리하고 있는 여러 장애물 때문에 여전히 중국 진출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중국 내 추가 규제가 이뤄지는 것과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실제로 중국 내에서 미성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 오래 전부터 나타났기에 중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는 진작부터 이를 인식하고 성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을 취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던 장애물이 사라진 건 아니다. 난도가 높아진 것이 아닐 뿐 여전히 한국 게임의 중국 서비스는 불투명하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지만 낙관할 상황도 아닌 셈이다. 또한 언제든 성인을 대상으로 한 추가 규제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기에 중국 시장 현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