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시장 독점' 애플·구글 잡을 무서운 법이 온다

美 상원 '오픈 앱마켓 법' 발의…통과 땐 인앱결제 등 독점행위 불가

홈&모바일입력 :2021/08/13 16:57    수정: 2021/08/13 17:0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모바일 왕국’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 독점을 겨냥한 법이 미국 상원에서 발의되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테크크런치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리처드 블루멘설(민주) 의원과 마샤 블랙번(공화) 의원이 지난 11일 공동 발의한 ‘오픈 앱마켓 법’이 발효될 경우 구글과 애플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이 적용될 경우 애플과 구글이 앱 시장에서 자행해 왔던 각종 경쟁 방해 행위에 재갈이 물리게 되기 때문이다.

사진=씨넷

서드파티 앱스토어 허용해야…인앱결제 강요도 사실상 불가능 

애플과 구글을 지탱하는 핵심 축은 운영체제(OS)와 앱 장터다. 두 가지 무기를 토대로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강력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상원이 애플과 구글 지배력의 한 쪽 축인 앱 장터의 독점적 지배력을 견제할 법 제정 작업에 본격 착수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법의 핵심 조항 중 하나는 ‘서드파티 앱스토어 허용’이다.

이 조항은 특히 애플에게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애플은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 장터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애플과 달리 구글은 플레이 스토어 외부에서 앱을 다운받는 이른바 ‘사이드로딩’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플레이스토어 바깥에서 ‘사이드로딩'하는 것은 상당히 성가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허용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 비판이 제기되는 건 이 때문이다.

(사진=씨넷)

‘오픈 앱마켓 법’이 적용되면 이 장벽이 무너지게 된다. 이를테면 애플과 경쟁했던 에픽게임즈가 iOS에 자신들의 앱 장터를 개설한 뒤 ‘포트나이트’를 비롯한 인기 앱을 다운받도록 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애플과 구글의 핵심 수익원인 ’30% 인앱결제 수수료’도 붕괴될 수밖에 없다.

그 뿐 아니다. 애플, 구글은 그 동안 자사 앱장터에서 유통되는 앱 내에서 외부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을 금지해 왔다. 애플과 소송했던 에픽은 자사 사이트에서 포트나이트의 인앱결제를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고 앱스토어에서 퇴출됐다.

법 공동 발의자인 리처드 블루멘설 의원이 "이 법은 앱 경제에 있던 억압적인 경쟁 방해 장벽을 무너뜨리고 소비자들에겐 더 많은 선택권을, 중소 스타트업 기술 기업들에게는 경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한 건 이런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번 법안엔 상원 반독점 소위원장인 에이미 클로버샤 의원도 동참했다. 클로버샤 의원은 최근 ‘독점금지법(Anti-Trust)’란 책을 출간하는 등 거대 IT 기업 독점 관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등 경쟁업체들, "빨리 통과시켜야" 강조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오픈 앱마켓 법'을 발의한 의원들은 올초 열린 앱스토어와 경쟁 관련 청문회에서 수집한 정보들을 널리 활용했다. 당시 의원들은 애플, 구글 뿐 아니라 스포티파이, 타일, 매치그룹 등으로부터도 증언을 들었다.

스포티파이 등은 애플, 구글의 앱스토어 경쟁 방해 관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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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의 호레이시오 구티에레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의회가 오픈 앱마켓법을 빨리 통과시키기를 촉구한다”면서 “이런 행동이 없다면 애플 등이 자신들의 서비스에 유리하도록 규칙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개발자 옹호 단체인 앱공정성연맹도 상원의 법 제정 움직임에 강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