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애플 제소…"인앱결제 강요로 경쟁훼손"

모바일 생태계 문지기 역할…유죄 확정 땐 최대 30조원 벌금

홈&모바일입력 :2021/05/01 10:00    수정: 2021/05/01 18:5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유럽연합(EU)은 애플이 앱스토어 독점적 지휘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애플은 전 세계 매출의 10%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애플은 미국에서도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을 앞두고 있어 앱스토어 독점 문제가 전 세계적인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30일(현지시간)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배포와 관련해 시장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EC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소장(charge sheet)을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부위원장. (사진=유럽연합)

■ 2년전 스포티파이 제소로 시작…인앱결제 다시 쟁점 

EC는 애플이 경쟁 음악 스트리밍 앱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할 때 자신들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제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또 애플이 앱스토어 외부에 더 저렴한 구독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제한하면서 경쟁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2년 전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앱스토어 인앱결제 때 30% 수수료를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EU에 제소했다. 또 이용자들을 앱스토어 외 다른 곳에서 가입 유도하는 것을 막는 것도 경쟁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EU는 지난 해 6월 스포티파이 제소 건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스포티파이 로고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부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디지털 경젱에서앱스토어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에 관한 것이다”면서 “특히 모바일 생태계에서 한 개의 앱스토어만 존재할 때는 문지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애플은 스포티파이가 인앱결제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iOS 앱에서 유료 가입 기능을 제거한 이후에도 계속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해 왔다고 반박했다. 앱스토어가 경쟁 훼손과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애플 측은 “스포티파이는 iOS 앱에서 경쟁 사업을 홍보할 수 있도록 요구한 것이 이번 사안의 핵심이다”면서 “EU가 스포티파이에 유리한 주장을 펼친 것은 공정경쟁과 상반되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EU의 이번 제소는 애플이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고 소비자들에게 의미 있는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행보다”고 환영했다.

■ 애플, 12주 내에 이의제기 가능…법원에 항소할 수도 

애플은 12주 내에 EC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또 최종 결정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유럽 법원에 항소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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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을 모두 거친 뒤 유죄가 최종 확정될 경우 전 세계 연간매출의 10%까지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또 문제가 됐던 비즈니스 관행을 수정해야만 한다.

외신들은 애플에 부과될 벌금은 최대 270억 달러(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