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질 나쁜 기술규제 '매스' 댄다…1조7500억 경제효과

국내 기술규제 개선으로 인증비용 경감…해외 TBT 대응으로 수출진흥 기여

디지털경제입력 :2021/08/05 17:57    수정: 2021/08/06 06:55

정부가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 등 도입한 지 20년 넘어 실효성이 낮은 법정인증을 과감하게 폐지한다. 또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 하는 국내 기술규제를 개선하고 무역기술장벽(TBT) 중점국 기술규제에 대응해 우리 기업 수출진흥을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1300회 국정현안조정점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활력 및 수출진흥을 위한 기술규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산업부는 ▲211개 법정인증제도 가운데 20년 이상된 61개 인증제도 전면 심층심사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표준회의(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해사기구(IMO), CODEX 등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는 국내 기술규제 개선 ▲15대 무역기술장벽(TBT) 중점국 기술규제 정보 제공을 3대 주요과제로 제시했다.

■ 20년 이상된 61개 법정인증 심층 심사·정비

산업부에 따르면 법정 인증은 7월 기준 211개며, 이 가운데 도입한 지 20년이 넘은 제도는 전체의 약 30%인 61개에 이른다.

20년 이상된 법정인증은 산업부 소관으로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 항공우주산업분야 성능 및 품질검사 등 17개가 있고 국토부 소관으로는 택시미터기검정, 내화구조인정, 기계식주차장 안전도인증 등 11개다. 해양수산부 소관으로는 수산물 품질인증, 수산전통식품 품질인증 등 8개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국가기술표준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술규제 혁신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의 경우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에 흡수되기 때문에 폐지될 예정이고 항공우주산업분야 성능 및 품질검사도 국토부 소관 인증이 강력하기 때문에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제품에 여러 개의 인증 획득이 필요한 품목은 ‘다수인증 원스톱처리 서비스’ 지원 등 기업의 인증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규제개선 체감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근본적인 규제 완화를 위해 20년 이상된 61개 법정인증을 대상으로 제도 차원의 실효성 검토뿐 아니라 품목 단위까지 심층 심사를 전면 실시한다.

산업부는 ▲인증제도 목적의 타당성 ▲제도유지 필요성 ▲글로벌 기준 부합성 ▲기업의 수용도 등을 검토한 후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되는 법정인증은 과감히 폐지하거나 민간인증으로 전환한다.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는 국내 기술규제 개선

국내 기술규제를 최신 국제표준에 일치하도록 개정하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기술규제는 정비한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국내 기술규제의 정비를 위해 ISO, IEC, IMO, ITU 등 국제기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는 기술규제는 불일치 사유와 기업 영향도를 필수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우선 국표원이 담당하는 KS표준·KC기술기준 가운데 국내외 기술규제 차이로 인한 수출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KS(121종), KC(194종)를 2023년까지 먼저 정비해 신흥시장 개척 및 수출증대를 지원한다.

또 국제기준은 있으나 국내 관련 기준이 없어 제품 출시가 어려운 경우 국내 기준을 조속히 제정해 산업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15대 TBT 중점국 기술규제 정보 제공

복잡·정교해지는 TBT에 대처하기 위해 수출의 85%를 차지하는 10개 수출국(중국, 미국, EU, 베트남, 홍콩, 일본, 호주, 대만, 싱가포르, 멕시코)과 신흥시장 중 수출 기업의 TBT 관련 애로가 많은 5개국(인도, 사우디, 러시아, UAE, 칠레) 등 15대 TBT 중점국의 기술규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10대 수출국 주력 수출품목을 대상으로 품목별 기술규제 제·개정 연혁, 협상 이력 등 정보 DB를 구축하고 기업의 TBT 애로 빈도가 높은 5대 신흥국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정보를 입수, 현지어를 우리말로 번역해 제공할 계획이다.

2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무역기술장벽(TBT) 대응전략 간담회'에서 TBT 대응활동 참여기업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부는 해외 기술규제 제·개정이 논의되는 초기 단계부터 규제 도입 배경, 국내 파급효과 등을 모니터링해 매년 70건 이상의 TBT 애로 발굴·해소 성과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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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기술규제는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기술개발을 촉진해 기업에 활력을 주기도 하지만, 중복되거나 과도한 기술규제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장애요인이 되는 양날의 칼과 같다󰡓며 󰡒이번 대책이 기업 현장의 기술규제 애로를 찾아 고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내 기술규제를 글로벌 수준에 맞춰 선제적으로 개선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기술경쟁력도 함께 향상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2023년까지 시책을 추진해 2023년 인증비용 경감, 수출확대 기여 등 1조7천500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8천2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했다.